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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하는 금융산업] "똑같은 수익모델·과당경쟁… 이대론 안된다" 위기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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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1-28 19:07:23 수정 : 2014-02-13 13: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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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업계… 군살 빼고 재도약하나
2014년 국내 자본시장은 업계 재편으로 격랑의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시장의 장기 불황과 저금리 기조 정착에 따른 기대 수익률 하락, 획일적 비즈니스 모델로 인한 과당경쟁 등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다. 여기에 한국 경제 재도약의 밑거름이 될 자본 동원 등 금융투자업계가 짊어진 짐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매켄지의 리처드 돕스 매켄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소장은 지난해 말 금융투자협회 창립 60주년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서비스산업 기반의 성장모델을 발굴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없는 금융부문에서 50만개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서비스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끓는 물 속에서 서서히 죽는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무르익은 업계 재편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선 먼저 증권업계 지형도를 다시 그리는 것이 필수다. 60여개 증권사가 특색 없이 난립하는 증권업계를 소수 종합금융투자회사(IB)와 지역·업무별로 특화된 금융투자사로 재편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바람직한 금융투자산업의 미래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리더격의 IB 한두 개를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5개 정도의 IB와 지역별·업무별로 특화된 20개 정도의 금융투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뚜렷한 시장선도기업이 없어서 해외 원전 수주와 같은 ‘빅프로젝트’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등 수익성을 좀처럼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때문에 자본금 10조원 수준의 1위 IB와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본금 5조원 수준의 IB가 4개 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핵심 역량을 통한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진출도 가능해지고 아시아 금융허브에도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업계 재편의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시장에 동양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중견사는 물론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등 대형사도 여럿 매물로 나온 상태다. 정부는 인수·합병(M&A)에 여러 혜택을 부여해 업계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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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IB 선두경쟁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미 지난해 10월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이 한국형 IB로 1차 선정된 상태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이들은 신생기업을 위한 투·융자, M&A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업 신용공여, 전담중개 업무를 할 수 있다. 이들로서는 사실상 올해가 IB로서 출발하는 첫 해인 만큼 선두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압도적 자산관리 실력을 기반으로 IB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상품판매망을 통해 혁신적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이미 기업대출 등 신사업 부문 선점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며, 특히 구조화 금융과 M&A 인수 금융 등 기업 수요에 맞춰 다양한 틈새 상품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도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KDB대우증권은 IB업무를 위한 신규 비즈니스 전략 구축과 내부 시스템 개편 작업에 공들이고 있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위해 IB사업 부문 직할로 ‘기업여신부’를 신설했다. 또 전담중개업무(프라임브로커) 서비스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연기금, 금융회사, 역외 헤지펀드 등에게 고객별 운용 형태 및 특성에 따른 맞춤형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이머징마켓과 선진국·미진출 지역별로 차별화한 전략을 세워 진출할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이머징마켓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과 같은 성공 사례처럼 중장기 계획을 갖고 현지에 진출한 뒤 국내 인력과 노하우를 투입해 종합증권사로 육성할 방침이다. 선진국·미진출 지역에선 개별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자기자본투자(PI)를 하거나 금융 주관 업무를 수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좁은 시장의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며 시장 자체를 키우는 데 앞장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위탁수수료에 의존하던 증권회사의 수익구조에 ‘IB-자산관리’ 모델을 제시해 증권업계에 다변화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여줬으며, 투자금융(해외 자원개발)과 PF(부동산금융) 시장 성공 진입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제시했다”며 “더욱 체계적 준비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의 증권업계 리더로서 새로운 영업 분야를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IB 부문을 IB 1·2·3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아울러 대출 심사·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리스크관리본부 강화는 물론이고 IB부문 직속 마케팅기획팀을 신설해 리스크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먹거리를 찾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거점 및 외국계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상승 효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박성준·서필웅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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