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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오의디지털세상] 배달민족의 인터넷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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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09 21:10:43 수정 : 2013-12-09 21: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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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사람에게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편리한 점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상당수가 무엇이든지 빠른 속도로 배달해준다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치킨, 피자, 자장면 같은 음식은 물론 다양한 물품이 고객이 있는 곳까지 편리하게 전달된다. 심지어 술 취한 사람의 차도 대리운전을 통해 원하는 장소까지 옮겨준다. 배달의 민족답게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면서 우수하고 신속한 배달 시스템이 구축된 곳이 우리나라다. 이런 문화의 배경에는 쉽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문화, 그리고 인터넷이 중심에 있다. 거기에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과감해지고 과격해지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악성 댓글, 허위정보의 유통, 명예훼손, 게임중독 등 인터넷의 역기능은 많은 사람의 인생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윤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윤리라는 단어는 무리를 뜻하는 윤(倫)자와 질서, 도리를 뜻하는 리(理)자로 이뤄져 있다. 즉 윤리는 무리 사이에서 지켜야 되는 도리와 질서를 의미한다. 성경에 보면 에덴동산에는 아담 혼자 살고 있었다. 아담의 갈비뼈로 해와를 만들면서부터 무리가 생기게 됐고 윤리가 필요하게 됐다. 필자는 니체의 ‘윤리는 이기주의적인 것이다’라는 정의를 좋아한다. 윤리를 지키는 것이 결국은 나를 위한다는 이야기다. 때로는 윤리를 지키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편할 수 있으나 모든 사람이 윤리적으로 살아간다면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니 얼마나 행복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인가. 

이경오 선문대 교수·컴퓨터공학
윌리엄 골딩이 쓴 ‘파리 대왕’이라는 소설이 있다. 무인도에 고립된 소년들의 원시적 모험담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한 야만적 욕망을 우화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1954년에 발표됐다가 뒤늦게 조명을 받으면서 198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법과 질서가 없어진 상태에서 어린 소년들이 얼마나 잔혹해지고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지금 한국사회의 사이버 공간에는 파리 대왕의 소년들이 출현해 세상을 마구 활보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 공간에서 윤리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은 악성 댓글이라는 날카로운 칼로 사이버 공간의 약자를 난도질하고 허위정보, 불법정보, 유해정보란 창으로 선량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며 때로는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인터넷 윤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증대돼 가고 있다. 이미 다 큰 성인에게 인터넷 윤리를 교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어릴 때부터 가정, 유치원, 학교에서부터 인간적인 윤리 의식 나아가 인터넷 윤리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모든 사람이 윤리적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이 인터넷 윤리를 잘 지켜나간다면 인터넷 공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바른 인터넷 윤리 의식이 정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경오 선문대 교수·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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