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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나 한번 보자”… 험악한 여야

입력 : 2013-12-02 20:01:26 수정 : 2013-12-03 0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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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 양특·예산안 등 놓고 이견, 양 대표 고성에 탁자 치는 소리까지
靑 강경론에 예산정국 다시 ‘빨간불’
꽉 막힌 대치정국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 비둘기파인 황우여 대표는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4인협의체(대표+원내대표)’ 제의를 “조건 없는 4자회담” 역제안으로 수용하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으나, 회담 직후 청와대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임명으로 여야 분위기는 다시 냉랭해졌다. 황찬현 감사원장 인준안 강행처리에 가뜩이나 뿔난 민주당으로서는 생채기에 소금 뿌린 격이기 때문이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15분가량 국회 귀빈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담을 가졌지만 소득 없이 헤어졌다.

새누리당 유일호,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현 정국 상황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지만, 회담장에는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황 대표는 “국회가 민생과 국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때다.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김 대표는 “(4인협의체 제안 뒤) 황 대표는 3, 4일만 시간을 달라 했으나 새누리당은 4일째 되는 날 임명동의안 날치기 처리로 답했다”며 여당의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애초 김 대표의 4인협의체 제안은 ‘양특(특검+특위)’과 예산·법안 처리 논의를 위한 것이었으나, 새누리당이 예산안 처리에 주안점을 두면서 이날 회담 논의는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왜 자꾸 예산만 이야기하느냐”고 언성을 높이자 황 대표는 “예산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양당 대표가 내지르는 고성이 회담장 밖까지 들릴 정도였다. 사흘 전 “직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쳤던 김 대표는 이날 탁자를 쾅 치면서 “나 김한길이 관둬도 좋다 이거야. 누가 죽나 한번 봅시다”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한 소득은 3일 오전 4자회담을 재개하기로 약속하며 협상 여지를 남긴 것이다. 회담 뒤 여당 지도부는 “충분히 솔직하게 다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유익한 회담이었다”(황 대표), “내일까지 기다려 달라. 이게 다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 아니겠느냐”(최경환 원내대표)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갈 길이 멀지만 내일도 보기로 했다”(김 대표), “양특에 대한 간극이 크다. 우리 입장은 변할 수 없다”(전병헌 원내대표)고 회의적으로 말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새누리당이 예산안 단독상정을 보류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4자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담은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남정탁 기자
회담 중 날아온 청와대발 임명 강행 소식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야당과의 협상을 재개한 여당에 강경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돼서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4자회담이 열리는 시간에 냉각 원인을 제공한 복지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예산정국에도 빨간불이 다시 켜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산결산특위에 예산안을 단독 상정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잠정 보류했는데, 4자회담 결과를 지켜보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불참 속에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황영철 의원)며 단독심사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은 “여당 단독상정은 한 팀만 나와 축구경기를 하는 꼴”이라고 제동을 걸어 회의는 1시간30분 만에 정회됐다.

국회는 예산안을 법정처리 시한인 이날 예결위에 상정조차 못해 11년째 헌법을 위반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지자체장 출신 여야 의원 10여명과 만찬회동을 하며 소통을 시도했다. “우리가 꼬인 정국을 푸는 데 힘을 모으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유태영·박세준·홍주형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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