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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하늘주권 이번에는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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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28 20:13:04 수정 : 2013-11-28 20: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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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식별구역 이어도까지 확대
강대국 눈치보기 급급해선 안돼
중국이 23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행동을 현상(現狀)을 변경하려는 욕심을 드러낸 것으로 규정하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괌에서 발진한 B-52 전략폭격기가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중국이 설정한 구역을 통과하는 비행을 했다. 일본도 중국의 선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민간항공사가 중국에 통보하던 것조차 못하게 막았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이처럼 민감하고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그 경계선 안에 중·일 간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센카쿠제도(중국명 다오위다오)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선포를 수용한다면 양국의 항공기가 센카쿠제도에 접근을 하려 할 때 사전에 중국에 통보해야 하는데 이는 센카쿠의 방위를 매우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학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영토 방위는 어떠한가. 이번에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은 우리의 영토인 이어도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존 방공식별구역과도 마라도 서남단에서 중첩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어도는 지금껏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되지 않고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돼 있었다. 역대 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내세우며 일본의 눈치를 본 결과이다.

이제 이러한 잘못을 바로 고쳐야 한다. 이번에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을 마라도 남단에서 이어도를 포함하는 지역까지 확대해야 한다. 외교당국은 몇 가지 고려사항을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첫째, 우리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선포가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선포에 대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우리는 어차피 중국 편도 미국과 일본 편도 될 수 없다. 중국이 이미 선포한 것을 철회할 리도 없고 미국과 일본이 이를 철회하게 만들 수도 없다. 어차피 방공식별구역은 개별국가가 독자적으로 설정하는 것이고, 이에 관한 국제법이나 조약도 없다. 중국은 일단 선포해 놓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는 필요에 따라 할 것이다.

둘째, 중국을 자극하고 한·중 관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 우리와 일본, 중국의 구역이 중첩되는 부분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중국은 오히려 우리의 선포를 속으로 환영할 수도 있다. 자국의 선포로 우리나라가 미국과 일본의 편에 서게 되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이번에 우리와 중첩되는 구역을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했다.

셋째, 일본이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해 독도를 포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일본은 이번 기회에 태평양 쪽 오가사와라제도를 포함하는 광대한 영역으로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독도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면 일본 스스로 중국이 센카쿠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을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된다.

중국은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이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어도와 독도는 매우 다르다. 이어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인데, 일본이 이 지역을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놓고 있다. 또한 이어도는 영토적으로 일본과 관계가 없다. 우리가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다고 일본이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독도를 포함할 이유가 없다. 그러한 조치를 취한다면 오로지 일본의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을 이어도를 포함하도록 확대하는 것은 우리 영토를 방위하는 것과 직결된 문제이다. 주변 강대국의 눈치만 보다가 이를 실현하지 못하면 크게 실수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어도 지역의 방공식별구역이 일본, 중국과 겹치는 문제는 차후에 3국이 협의해 풀어갈 문제이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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