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필드형 FDI도 16%↓
산업부 “평균실적은 증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9월 신고액 기준 FDI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줄어든 10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실제 투자가 이뤄져 국내로 자금이 유입된 도착액 기준 FDI는 같은 기간 64억5000만달러로 11.3% 줄었다.
산업부 측은 “전년보다 다소 감소한 수준이나, 지난 5년 동안의 평균실적과 비교해서는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연초 전망한 신고기준 135억달러, 도착 기준 80억달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달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국인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구상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먼저 업종별 투자유치 실적을 보면 일자리와 밀접한 제조업의 쇠퇴가 뚜렷하다. 제조업 투자는 3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줄었다.
통상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은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에 양질의 부품과 소재를 공급할 목적으로 제조업을 선호한다. 이 공장에서 일할 인력은 상당수 한국에서 뽑는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77억2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 12.9% 늘었다.
국내 서비스업의 외국인 투자는 대부분 인수·합병(M&A) 형태로 이뤄져 일자리 창출효과가 미미하다. 국내로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가 용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그린필드형 FDI가 줄어든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그린필드형 FDI는 69억6000만달러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9% 줄었다.
이에 반해 M&A형(37억8000만달러)은 29.7% 증가했다. 2분기 이후에는 기대했던 외국기업, 국제기구의 아시아 지역본부의 유치 실적도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과 독일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과 합작으로 부품, 소재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 일자리 창출효과도 컸는데, 올해는 국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제조업 중 부품·소재쪽 투자유치 실적은 3분기까지 19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0.5%나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은 40.6% 급감한 19억6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엔저 영향때문에 전반적으로 해외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더 큰 상황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다만 고급 기술력을 보유한 선진국 투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일본의 디스플레이·차량용배터리 회사, 미국 제약사, 독일 자동차부품사 등에서 13억4000만달러의 투자 신고가 들어왔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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