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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는 배우다’ 이준 “욕바가지 될 각오로 연기했다”

입력 : 2013-10-24 15:46:32 수정 : 2013-10-24 15: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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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게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면, 이는 ‘준비가 덜 된’ 혹은 ‘연기 못하는’ 등의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인 이준에게도 ‘배우’란 직업은 그렇게 다가왔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선입견이 따라올 수밖에 없기에, 남들보다 2~3배는 더 노력해야 했다.

그에게 영화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는 일종의 ‘돌파구’였을지도 모른다.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이 가장 먼저 올라가고, 공동주연도 없는 단독 주인공을 연기했다. 어떤 작품보다 책임감이 막중했다. 2009년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감독 제임스 맥티그)에서 비(정지훈)의 아역을 연기한 그는 이후 엠블랙으로 정식 데뷔해 가수와 연기자를 겸해왔다.

“영화가 잘 나오고 못나오고 이런 건 상관없었어요. 제 몫을 다하는 게 워낙 중요했으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사회 때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에요. 그런데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잠깐 기뻐하고 말래요. 인생은 길고 기니까.(웃음) 거만해진다는 건 망하는 지름길 아닐까요?”

공교롭게도 ‘배우는 배우다’의 주제도 이런 그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김기덕필름이 제작한 이 영화는 비정한 연예계를 냉혹하리만치 현실감 있게 풀어낸 수작이다. 배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품었던 젊은 주인공 오영(이준 분)이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초심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연식 감독의 재기 넘치는 연출력, 이준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어우러져 연일 호평 받고 있다.

“가수가 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다들 걱정이 앞서는 게 당연하죠. 가수가 ‘배우는 배우다’를 찍는다는 자체가 이상하기도 하고…. 그런데 연기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비난하고, 욕바가지가 되더라도 일단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지금 바라는 게 있다면 관객들이 칭찬을 하든, 욕을 하든 일단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단독주연이라 그런지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크네요.”

전작 ‘러시안 소설’에서 신연식 감독은 영화와 연극, 스크린과 무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배우는 배우다’에서도 초반과 후반에 등장하는 오영의 연극신이 압권이다. 이준은 연극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신에서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쳤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니까 그냥 막 연기한 것 같아요.(웃음) 연극과 영화 연기를 특별히 구분하거나 큰 차이를 두지 않으려고 했죠. 연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연극을 많이 봐와서, 그런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냥 단순한 연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영의 인생을 제 인생에 빗대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영화 속 영화, 영화와 현실의 구분 자체가 애매한 영화잖아요.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참고했다기보다는 그냥 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단 한 가지, 아무리 자신의 배역이라도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오영이 화장실에서 미성년자를 강간하는 장면이 그것. 죄를 범했으면 응당 처벌을 받고 자숙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바로 재기하는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만약 오영처럼 큰 죄를 저질렀다면 복귀는 엄두도 못 낼 것 같아요. 아마 연기를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단순히 인기가 떨어진 거라면, 계속 연기에 도전할 거예요.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

앞서 한 공식석상에서 그는 “100세가 될 때까지 인생계획을 다 세워놓았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바른생활 청년’이다.

“저 클럽 가는 거 안 좋아해요. 일 마치면 바로 집에 들어가요.(웃음) 해외에 나가서도 ‘대~ 한민국’을 외치는 열혈 애국자라니까요. 앞으로 배우든 가수든 건전하게,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지켜봐 주세요.”

‘배우는 배우다’는 24일 개봉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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