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가금면→중앙탑면으로, 미호천 낀 강내면→미호면 추진
일제잔재 청산·어감개선 등 이유 충북도내에서 2000년 이후 20곳의 읍·면·동의 명칭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 ‘일제 잔재’와 ‘좋지 않은 어감’이 있는 행정구역 명칭을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지역 특색에 맞는 고유 명칭으로 바꾼 곳이 상당수다.

최근 가금면 전체 1192가구 중 816가구가 참여한 여론조사결과, 찬성 718가구, 반대 96가구, 기권 2가구로 나타났다. 가금면사무소는 변경된 명칭을 시청으로 보내 충주시의회에 상정해 조례를 개정해 충북도에 보고할 예정이다.
가금면은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가흥면’과 ‘금천면’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가금면은 날짐승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인접한 ‘금가면’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어 명칭 변경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지난해 1월부터 면의 명칭 변경을 추진해 왔다.
‘중앙탑면’이라는 명칭은 중원문화의 중심지인 이 지역에 국보 6호인 중앙탑(가금면 탑평리 7층석탑)을 보유하고 있는 등 역사문화를 꽃피웠던 지역이라는 취지를 살려 결정됐다.
청원군 강내면 주민들로 구성된 ‘미호특구발전위원회’는 강내면을 ‘미호면’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 중이다. 미호천을 낀 강내면이라는 명칭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미호는 구한말 사용되던 ‘미꾸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내면 건너편인 강외면은 KTX 오송역,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이 들어서게 돼 2012년 읍으로 승격되면서 명칭을 ‘오송읍’으로 정했다.
앞서 2011년 충주시 이류면 주민들은 ‘두 번째(이류)’라는 좋지 않은 어감이 있다며 행정구역 명칭 변경을 추진해 지난해 대소원면으로 바꿨다.
국립공원 속리산이 있는 보은군 내속리면 주민들도 2007년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속리산면으로 면 명칭을 변경했다. 같은 해에 인근 외속리면도 동학군이 모여서 회의를 했던 취회지로 알려진 순수 우리말 ‘장안면’으로, 회북면도 면소재지 마을인 회인리를 따 ‘회인면’으로 각각 변경했다.
수안보 온천이 위치한 충주시 상모면도 2005년 수안보면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상모면은 수안보라는 지명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안보면으로 변경했다.
진천군 만승면도 2001년 1월 주민의견을 수렴해 투표를 거쳐 광혜원면으로 변경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구와 읍·면·동 명칭 변경에 대해 그동안 안전행정부 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한 규정을 시장·군수가 명칭 변경을 승인한 다음 도지사 등 광역단체장에게 보고토록 요건을 완화했다”며 “지역 주민들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옛 고유명칭 등으로 바꿔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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