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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가을 어디만큼 왔나

입력 : 2013-09-26 20:30:35 수정 : 2013-09-27 16: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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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해양관광열차 27일부터 운행…
세계정원박람회 열리는 순천, 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 등
영호남 유명 여행지 거쳐… 남도의 향취 안고 달린다
남도는 우리 땅을 대표하는 여행명소로 가득한 지역이다. 전남 광주, 보성, 여수, 순천과 경남 하동, 진주, 마산 등이 끼고 있는 관광지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광주 무등산, 담양 소쇄원, 보성 차밭, 순천 순천만, 여수 오동도와 향일암, 하동 쌍계사와 화개장터, 진주 촉석루와 진주성 등….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여행지들이다. 그래서 남도를 보지 않고서는 한국의 여행지를 논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남도해양관광열차가 순천역에 서면 버스로 갈아타고 순천 정원박람회를 돌아볼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호수정원과 봉화언덕에 색색의 조명이 켜져 정원박람회장은 더없이 낭만적인 공간이 된다.
남도의 이 유명 여행지들을 기차를 타고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남도해양관광열차’(S트레인)가 27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남도해양열차는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의 성공에 힘입어 코레일이 내놓은 세 번째 관광열차다. 

남도해양관광열차는 두 대가 편성돼 광주∼마산, 부산∼여수엑스포 구간을 매일 1회 왕복 운행한다. 서쪽 광주송정역을 출발하는 열차는 동쪽을 향해 남평∼보성∼득량∼벌교∼하동∼북천∼진주를 거쳐 마산까지 212여㎞(편도)를 5시간30분에 걸쳐 운행한다. 동쪽 부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구포∼진영∼창원중앙∼마산∼진주∼북천∼하동∼순천∼여천을 경유해 여수엑스포역까지 250여㎞(편도)를 3시간58분간 달린다. 공식운행에 앞서 남도해양관광열차를 미리 탑승해 대표적인 여행지 몇 곳을 둘러보며 남도의 이즈음 가을 풍광을 담아 왔다.

# 나주 금성관과 목사 내아

S트레인의 장점 중 하나는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연계 교통편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코레일 측 설명에 따르면 주요 역에서는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하고, 자동차를 10분 단위로 대여해주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연계교통편이 얼마나 편리하게 제공되느냐가 S트레인 성공의 일차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송정역을 출발한 기차가 나주의 남평역에 정차한 후 버스로 갈아타고 나주목사 내아(內衙)와 나주목의 객사 등을 둘러봤다. 내아는 조선시대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에 있던 살림집이다. 19세기에 지어진 이 내아는 일제강점기 이후 군수관사로 사용됐다. 지금은 이 기품 있는 한옥에서 민박체험도 할 수 있다. 

나주목의 객사였던 금성관.
금성관은 나주목의 객사. 객사란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셔두고 관리들이 예를 올리는 한편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가 숙박하던 시설이다. 금성관은 앞면 5간, 옆면 4간 규모의 웅장한 건물로, 나주시는 보물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나주 여행길에 나주곰탕이 빠질 수 없다. 금성관 바로 앞에 자리한 ‘하얀집’이 나주곰탕 원조집이다.

# 순천 정원박람회 야간탐방

순천에는 제대로 둘러 보려면 며칠을 묵어야 할 정도로 주옥같은 여행지가 즐비하다. 순천 여행 1번지는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이다. 가을이면 그림같이 아름다운 갈대밭과 갯벌이 펼쳐지고, 용산 전망대에 오르면 황홀한 낙조가 드리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송광사, 선암사, 순천 드라마세트장도 어느 하나 건너뛸 수 없는 명소다.

내달 20일까지 진행되는 순천 정원박람회 역시 빠뜨릴 수 없다. 가을빛으로 물든 세계 각국의 정원을 거닐어도 좋고, 박람회장 중앙의 호수정원 봉화언덕에 오르며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도 좋겠다. 순천역에 내려 버스로 정원박람회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저녁노을이 모두 내려앉았다. 이어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온 하늘이 파랗게 물들었다. 여기에 색색의 화려한 조명이 빛을 내기 시작하자 호수정원 일대는 더없이 멋진 공간으로 거듭난다. 순천에서의 저녁식사는 정갈한 한정식이 어떨까 싶다. ‘대원식당’ 등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맛집이 여럿이다.

# 하동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다음날 S트레인은 어느덧 섬진강을 건너 하동역으로 들어선다. 화개장터, 봄철 벚꽃터널이 이어지는 쌍계사, 환인·환웅·단군을 모시고 있는 삼성궁, 섬진강변 소나무숲인 하동송림 등이 하동의 명소다.

하동은 한민족 근대사의 대서사시로 불리는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하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는 소설 토지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최참판의 집이 세워져 있다. 최참판댁 한옥 건물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소설속 집을 꾸며낸 것이지만, 원래 그 자리를 지키며 그 숱한 이야기를 실제 품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생기가 감돈다.

하동 평사리 들판과 부부송.
평사리에서 맛보는 감흥은 최참판댁 뒤쪽 형제봉 중턱의 작은 절집인 한산사 앞 전망대에서 절정에 달한다. 여기에 서면 섬진강의 유장한 물길과 평사리의 너른 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평사리 들판은 최참판이 능히 만석지기를 이루었을 만큼 넓고 기름지다. 한산사 위에는 신라 때 축성한 고소성이 있는데, 이곳은 자동차로 갈 수 없어 30분 정도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평사리 들판 한가운데 부부송이라고 불리는 소나무 한 쌍이 다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소설 토지의 주인공인 서희와 길상을 기리는 나무다. 그 주변 평사리의 들판은 완연한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평사리 너른 들과 부부송이 빚어내는 정취는 이즈음 같은 가을에 가장 빼어나지 않나 싶다.

나주·순천·하동=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동영상 = 유튜브 expo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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