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겨냥해 개봉하는 영화들도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한국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이 60%가 훌쩍 넘는 예매율로 왕좌를 굳건히 차지한 가운데, 또 다른 한국영화 ‘스파이’(감독 이승준)도 170만 관객을 넘으며 순항 중이다.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백윤식 이종석 등 화려한 멀티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관상’은 관상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잘 버무린 웰메이드 사극으로 호평 받고 있다. ‘스파이’는 스파이 남편과 그런 남편의 정체도 모른 채 중대한 사건에 휘말리는 아내의 해프닝을 그린 코믹 첩보물로, 추석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이 두 한국영화 쌍두마차에 대항해 개봉한 외화들의 약진도 예상된다. 판타지와 액션 장르에 각각 로맨스와 어드벤처를 섞은 두 영화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감독 헤럴드 즈워트)와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감독 쏘어 프류덴탈)가 지난 12일 나란히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아이들을 둔 가족 관객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눈길을 끈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감독 댄 스캔론)는 2001년 개봉한 ‘몬스터 주식회사’의 프리퀄로,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 설리와 마이크의 이야기를 다뤘다. 유니버설픽쳐스의 ‘슈퍼배드 2’(감독 피에르 꼬팽/크리스 리노드)는 소녀시대 유리와 서현의 더빙으로 화제가 된 작품. 슈퍼 악당에서 ‘딸바보 아빠’로 180도 변신해 살고 있는 그루가 세상을 지배하려는 최강 악당 군단에 맞서 또 한 번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다.
은퇴를 발표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가미카제 전투기를 설계한 실존인물 호리코시 지로의 삶을 다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외로운 도시 젊은이들의 이야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감독 구스타보 타레토), 1980년대 영화계를 대표하는 미녀 소피 마르소 주연의 ‘해피니스 네버 컴즈 얼론’(감독 제임스 허스)도 12일 개봉해 다양한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는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중이다. 기존 ‘홍상수사단’으로 불리는 이선균 정유미 김상중 외에 정재영이 가세했다. 흘러가는 일상 속 유쾌한 유머,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통찰이 ‘역시 홍상수’라는 느낌을 전달한다.
제한상영가 등급 논란을 낳은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메가박스 상영중단 조치로 파문이 인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도 적은 상영관수에도 관객들의 발길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연휴를 하루 앞두고 개봉한 공포영화 ‘컨저링’(감독 제임스 완)은 주로 20·30대 연인이나 친구끼리 혹은 ‘나홀로족’에게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란 카피가 인상적이 이 영화는 저예산 공포물로서는 이례적으로 전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김성주 아들 민국이와 송종국 딸 지아가 애니메이션 더빙에 도전해 화제가 된 ‘프리버즈: 밍쿠와 찌아의 도시대탈출’(감독 구스타보 지아니니/다니엘 드 필립포)도 17일 개봉했다.
문학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 편의 예술영화도 관람목록에 추가해두면 좋을 듯하다. 12일 개봉한 ‘낭만파 남편의 편지’(감독 최위안)는 안정효 작가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에 옮겼다. 반복적 대사 처리를 통한 권태로운 부부의 심리 묘사, 연극 무대를 차용한 과감한 실험 등 눈여겨 봐야할 게 많다.
19일 개봉 예정인 ‘러시안 소설’(감독 신연식)은 문학적 표현방식을 영화 곳곳에 녹여낸 작품으로,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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