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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샜다는데…별일 없겠지" 태평

입력 : 2013-09-11 19:08:06 수정 : 2013-09-12 13: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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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국민 적극대응 안해
절반이상 “유출 당해본 적 있다” 항의·신고 등 대응은 소수 불과
전문가 “개인별 조치 쉽지않아 정부가 적극 돕는 제도 갖춰야”
직장인 김모(32)씨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몇 차례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험을 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내 정보도 어디선가 악용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별 탈이야 있겠나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장 눈에 보이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귀찮다는 마음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국민이 개인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적극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대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성인남녀 6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 변화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의 개인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55.8%였다.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도 38%로 나타나 사람들은 대체로 개인정보 중요도를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개인정보 유출 경험이 ‘1번 이상 있다’고 답한 사람은 51.4%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모르겠다’ 36.9%, ‘없다’ 11.7%였다. ‘모르겠다’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본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정보의 유출 빈도와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정부는 2011년 9월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대응은 부족한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 경험이 있는 사람들 318명 중 195명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유출기업 등을 상대로 민원을 넣거나 항의한 사람이 42명, 수사기관에 신고한 사람은 19명이었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 9명, 정부기관에 신고 혹은 분쟁조정 신청을 한 경우는 2명(기타 51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개인정보 유출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2008년 2월에는 한국인 브로커와 중국인 해커가 짜고 인터넷 쇼핑몰 ‘옥션’ 회원 108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냈다. 2011년 7월에는 포털사이트 ‘네이트’ 회원 3500만명의 개인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다. 이 사건은 사상 최대 규모의 유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숭실대 박창호 교수(정보사회학)는 “개인정보 유출은 집단으로 이뤄지는데 대응은 개별적으로 해야 하다 보니 개인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는 개인의 대응을 돕는 제도를 마련하고 개인들도 개인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유출사고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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