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폭탄주와 한 가지 술 중 어떤 게 더 해로울까?

입력 : 2013-09-01 20:54:35 수정 : 2013-12-13 10:44: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소맥’ 인체 흡수 잘돼 알코올 섭취↑ 양주, 위장 자극 크고 흡수 잘 안돼
에너지 음료, 일시적 집중력 향상 도움 주지만 수면패턴 변화·칼슘 공급에 방해
간헐적 단식, 내장지방 쉽게 축적 체질로 변화, 성장기 청소년·당뇨 환자 피해야
우리 주변에는 건강에 대한 ‘카더라(입소문) 상식’이 널리 퍼져 있다. 실례로 잠들기 전 우유를 마시면 숙면을 도와준다는 속설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권할 만한 일이 아니다”는 견해를 보인다.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이 숙면을 유도한다고 해도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잠들기 직전 투입된 유지방과 유당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이 알쏭달쏭 궁금해하는 건강 상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계일보에서 설문조사한 직장인 20명은 간헐적 단식, 폭탄주, 에너지 음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주일에 1∼2회 굶는 다이어트 요법인 간헐적 단식은 지난 7월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뒤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회식이 잦은 직장인과 수험생 자녀를 둔 세대는 폭탄주와 에너지 음료에 대한 의문을 쏟아냈다.

이에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중앙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경희대학교의료원 등 9개 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에게 소견을 물었다. 이들은 에너지 음료와 폭탄주에 대해 같은 진단을 내렸지만, 간헐적 단식은 6(부정적)대 3(판단 보류)으로 의견이 갈렸다.

◆폭탄주의 진실

“폭탄주와 한 가지 술을 마실 때 어느 것이 더 몸에 해롭나요?” “술을 혼합해 마시면 성분이 섞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요?”

폭탄주에 대한 전문의들의 의견은 정확하게 일치했다. 다른 종류의 술이 섞인다고 해서 나쁜 성분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폭탄주를 마시면 섭취하는 술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대략 20%, 맥주는 4%인데 둘이 섞이면 인체에 가장 잘 흡수되는 10% 농도의 술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한 가지 술을 마실 때보다 폭탄주로 인해 알코올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재환 서울삼성병원 교수는 “양주 같은 독한 술을 마실 때 더 취할 것 같지만 40도가 넘는 독주는 위장에 강한 자극을 가하기 때문에 잘 흡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술은 성분의 문제가 아니라 양의 문제라는 것이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위를 보호하는 탄닌 성분이 있고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감과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두부를 함께 먹으면 알코올 배출 속도를 높여 몸에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음료의 암(暗)

“우리 아이가 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시는데 괜찮을까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학생들이 많다. 그만큼 학부모들의 관심과 우려도 크다. 9명의 전문의는 “자녀에게 에너지 음료를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그러지 않겠다”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청소년 1일 카페인 권장량은 1㎏당 2.5㎎이다. 체중이 60㎏이라면 150㎎ 이하의 카페인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시중에는 카페인 함유량이 200㎎ 이상인 에너지 음료가 넘쳐난다.

서정완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고카페인 음료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며 칼슘 공급을 방해해 뼈 성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주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는 “일시적으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카페인 섭취로 인해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수면 패턴의 변화 등 역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집중력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에너지 음료의 소비가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뼈의 성장 방해, 수면 패턴의 변화 등 부작용을 크게 걱정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간헐적 단식의 효과는?

지난 7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간헐적 단식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대개 “부작용이 더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9명 중 6명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3명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송홍지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단기적으로 체중이 빠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내장지방이 쉽게 축적되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인체의 공복기간이 길어지면 혈당을 올려주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의 분비량이 늘어난다. 글루카곤은 혈당을 빨리 올려주는 음식을 인체에 주문하고, 이로 인해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면 동시에 인슐린 분비도 늘어난다. 이처럼 혈당 상승의 기복이 커지면 비상식량으로 쓰일 지방이 인체에 쌓이게 된다.

지재환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성장기 청소년이 간헐적 단식을 하면 골 밀도가 떨어져 성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판단 보류를 한 전문의들도 “효과가 있더라도 일상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식이요법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김정하 중앙대병원 교수는 “결국 간헐적 단식도 칼로리를 줄이는 소식의 한 방법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단, 당뇨병 등 질환 환자들은 절대 시도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