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론] 우려되는 기업의 해외공장 증설

관련이슈 시론

입력 : 2013-08-27 22:02:27 수정 : 2013-08-27 22:02: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일자리 창출·성장이 가장 중요
물가불안 방지… 노사분규 자제를
우리 기업의 해외공장 증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국내 생산을 줄이고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노사분규가 심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임금인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기업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법인세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 않아도 제조업의 비중이 감소하고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낮아 일자리가 부족한 지금 공장의 해외이전은 국내 일자리를 더욱 줄인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노사분규는 더욱 심해지고 기업투자는 다시 감소하는 악순환 속으로 우리 경제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먼저, 정부는 경제민주화나 정년연장 의무화 등 투자환경을 악화시키는 기업규제의 진행속도를 늦춰야 한다. 경제민주화나 고령화시대를 맞아 정년연장과 같은 정책목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그러나 일자리창출이나 경제성장과 같은 중요한 목표와 상충할 때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창출과 성장에 두고 경제민주화는 점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성장과 일자리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으로, 과도한 노사분규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과도한 노사분규의 근본 원인은 실제로 높은 생활물가와 연금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데 있다. 노동자는 현재의 높은 생활비용과 퇴직 후의 생활을 염려해 직장에 근무하는 동안 임금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주택, 식탁물가, 의료비, 교육비 등 필수적인 생활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충분하지 않은 현재의 국민연금 외에 민간연금을 지원해 국민의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을 없애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동조합도 지금과 같은 과도한 노사분규와 임금인상은 결국 일자리와 기업투자 감소로 이어지므로 노동자에게 손해가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려다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다. 과도한 노사분규로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선진국 노동자의 상황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도 경제의 성장으로 높아진 임금에 적합한 고도화된 과학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 높은 임금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위기에 놓여 있다. 연금체제가 구축되기 전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가면서 불안감을 느낀 노동자는 과격한 노사분규를 일으키고 높은 생활물가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선진국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장신설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미 과도한 임금인상이 노동자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인식한 선진국의 노동조합은 노사분규를 일으키지 않고 있다. 이에 지금은 제품이 수출되는 현지생산이 늘어나면서 미국과 유럽과 같은 선진국뿐 아니라 브라질 등 남미국가로까지 공장이전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도 이러한 변화된 여건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도 지금과 같이 경제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욕심에서 벗어나 우선순위를 일자리창출에 둬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노사분규가 줄어들어 국내 기업의 해외공장 이전이 중지돼야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지금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기고·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