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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보다 정략 ‘맹탕 국조’

입력 : 2013-08-19 18:31:41 수정 : 2013-08-20 0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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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는 감싸고 野는 호통만… 증인들은 '모르쇠'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 지시 받은 적 없다”
권은희 前과장 “상부서 압수영장 신청 말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회 국정조사가 역대 국조와 마찬가지로 진실 규명보다는 여야 공방의 장으로 변질됐다. 국정원 사건 국조특위는 지난 16일 1차 청문회에 이어 19일 증인 26명을 불러 2차 청문회를 열었으나 여야는 국정원 개혁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던 당초 약속과는 달리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 공방만 주고받았다. 특히 증인에 대한 청문위원의 호통, 조롱, 막말은 물론 의원끼리 욕설을 주고받는 ‘막장’ 추태도 빠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1차 청문회에서 핵심 증인이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노골적으로 감싸더니 이날 2차 청문회에서는 민주당의 매관매직을 통한 ‘대선공작’ 의혹을 부각시키는 데 급급했다. 이번 국조를 강력히 주장했던 민주당도 검찰의 공소장 수준의 문제 제기 외에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채 정치 공세에 주력했다.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국정조사가 여야 싸움으로 얼룩지면서 국정원 개혁 방안 논의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는 이날 청문회에서 상부의 조직적 댓글 작업 지시 여부에 대해 “선거에 개입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북한과 종북 세력의 선전선동에 대응하는 목적으로 이뤄진 활동”이라며 “정치 개입 또는 선거 개입이라는 인식을 갖고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이종명 전 3차장도 “국정원은 대선 개입 의혹을 받을 만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다만 북한의 사이버 활동 주제가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를 이간시키는 것이다 보니 그에 대한 글이 일부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12월 국정원 사건 발생 당시 초동 수사를 지휘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수사 때 김용판 전 청장에게서 압수수색 신청을 하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권 전 과장은 “지난해 12월12일 수사팀은 문제의 (김씨) 오피스텔에서 철수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김 전 청장이 전화해 영장을 신청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내사사건인데 압수수색은 맞지 않다’, ‘검찰이 기각하면 어떡하느냐’는 것이 (김 전 청장의) 근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청장이 1차 청문회에서 통화의 성격에 대해 “격려 이상, 이하도 아니다. 당당하고 신중하게 하라고 했다”고 증언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가림막 증인 선서 19일 오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과 전직 국정원 직원들(앞줄) 및 현직 국정원 직원들(가림막 뒤)이 증인신문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권 전 과장은 지난해 12월16일 경찰의 이례적인 심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자료는 빼고 은폐·축소해 발표했다”며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부정한 목적이었음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 당시 서울경찰청 분석관들은 “한 치 오차도 없었다”고 일제히 반박했다.

국정원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은 경찰의 중간수사발표 직전 김용판 전 청장과 통화한 데 대해 “적절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인정했다.

앞서 국조특위 여야 의원들은 국정원의 박 전 국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가림막 증언 여부를 놓고 2시간25분간 의사진행 발언 릴레이를 벌이느라 증인 신문 없이 오전 시간을 허비했다. 청문위원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과 증인으로 나온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야 X팔”이라는 욕설을 주고받으며 충돌해 새누리당 소속 위원 전원이 퇴장하는 사태가 연출했다.

김청중·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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