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미국 WBC서 또 몰락…엉성한 플레이로 탈락 자초

입력 : 2009-03-23 14:52:51 수정 : 2009-03-23 14:52:5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야구 종가’ 미국이 체면을 또 구겼다. 무성의한 플레이에서 비롯된 예정된 결과다.

전원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미국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서 공·수 모두 열세를 보이며 일본에 4-9로 무릎꿇었다. 3년 전 원년 대회 때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하고 2라운드에서 탈락했던 것보다는 낫지만 메이저리거 군단이 엉성한 플레이로 탈락을 자초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야구의 몰락은 예정된 결과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기치로 2006년 WBC를 창설했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한 미국 선수들은 무성의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정규 시즌 직전 참가하는 ‘몸풀기’ 형식의 시범경기로 WBC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실제 미국은 이날 준결승에서도 결정적인 실책을 3개나 범했다. 특히 승부가 갈린 8회말 상대 나카지마 히로유키의 안타 때는 아예 우익수가 수비 위치에서 한 발짝도 뛰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애국심을 바탕으로 악착같이 달려드는 것과 달리 엄청난 연봉을 받는 미국 메이저리거들은 다치지 않고 대회를 마치는 데 집중하는 듯했다.

당연히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이 미국 선수들의 습성을 숙지하고 타자마다 수비를 바꾼 것과 달리 미국은 무턱대고 선수의 파워와 이름값만 믿고 밀어붙여 결국 자멸했다. WBC 조직위원회는 다른 국가의 기량이 급성장해 미국을 비롯한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 메이저리거가 다수 포함된 강국이 탈락했고, 이는 그만큼 대회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식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어불성설이다.

전세계 야구팬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개인의 명예와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필사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그래야 ‘야구 최강국 결정전’이라는 원래의 대회 취지와도 맞기 때문이다. WBC 조직위원회도 희한한 대회 방식을 도입해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다섯 번이나 맞붙게 만들어 돈만 챙기겠다는 얄팍한 상술을 버리고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