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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도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청취자 참여 유도

입력 : 2009-02-22 17:16:35 수정 : 2009-02-22 17: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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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객 초청 첫 공개쇼 '두시탈출 컬투쇼'… 인터넷 생중계도

'별밤' '두시의 데이트' 대본에 없는 즉흥코너로 인기 절정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생방송 모습.
SBS 제공
라디오 프로그램이 ‘리얼 버라이어티’화하고 있다. 과거 수동적 매체에 머물렀던 라디오가 공개 쇼나 대본 없는 돌발상황으로 청취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TV 방송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주인공이 연예인이라면, 라디오 방송의 주인공은 일반인이라는 것도 사실성이라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라디오 ‘보고 보여주는’ 시대=“옷은 왜 갈아입고 오셨어요? 에어로빅 시범을 보인다고요? 아니 라디오에서 무슨 에어로빅을 한다고 그래요.”

18일 오후 서울 목동 SBS 라디오 스튜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컬투쇼)를 진행하는 개그맨 정찬우가 에어로빅 시범을 보이겠다는 한 방청객에게 면박을 주자 방청객의 웃음이 울려퍼졌다. 시범을 보이겠다고 나선 방청객은 진지한 표정으로 온몸을 흔들었다. 박장대소하며 들썩이는 방청석을 카메라가 재빨리 포착했다.

국내 첫 라디오 공개쇼를 시도한 컬투쇼는 현재 음악 FM 프로그램 중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다녀간 방청객은 2만5000여명. 매일 방청석을 열어놓고 있지만 하루 평균 200여명의 신청자를 소화하지 못한다. 제작진은 “‘컬투쇼’ 방청객 신청이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보다 더 많다”고 귀띔했다.

정찬우는 “오랜 기간 동안 공연을 해와서 객석에 사람이 있는 게 이상하지 않다”며 “심지어 초등학생이 방청을 신청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부천 체육관 에어로빅팀 주부들과 살사댄스 동호회, 비보이팀으로 구성된 방청객 3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선보인 살사댄스와 비보이 시범은 인터넷 ‘보이는 라디오’로 실시간 생중계됐다.

‘보이는 라디오’와 같이 라디오 실시간 동영상 중계 시스템을 도입한 라디오 프로그램은 컬투쇼 외에도 많다. 초대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보던 화려한 옷차림과 메이크업 대신 수수한 모습으로 진행자나 방청객과 격의없이 대화하는 것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다변화되는 매체환경과 청취자의 요구에 따라 라디오 동영상 서비스는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즉흥성, 사실성으로 틀을 깨다=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대본 없이 이루어지는 즉흥적인 상황을 만들어 청취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특징이다.

MBC 표준FM ‘박경림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일요일마다 매주 새로운 돌발 주제로 청취자를 참여시키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사에 가까이 있는 사람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주문한 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스튜디오로 불러 즉석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든지, 프로그램 진행 도중 암호를 정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고 암호를 말하는 시민에게 선물을 보내는 식이다.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명수입니다’는 방송 도중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에게 전화를 걸어 즉석 설문조사를 하는 ‘거성리서치’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지금 입은 옷은 무슨 색이냐’ ‘떡볶이와 라볶이 중 무엇을 좋아하느냐’ 등의 사소한 질문을 던진 뒤 대답을 인용하며 “플러스 마이너스 99% 오차”라는 말을 덧붙인다.

‘컬투쇼’는 출연진 순서와 간단한 상황만 미리 정해놓고, 구체적인 대사가 적혀 있는 대본은 사용하지 않는다. 진행자 컬투가 유일하게 대본을 보는 순간은 청취자의 사연을 읽을 때이다.

이에 대해 MBC 라디오의 한 PD는 “예전의 라디오가 배경 같은 존재이자 수동적 매체였다면 지금은 TV 예능 프로그램처럼 버라이어티화하며 기존 라디오 방송의 틀을 깨고 있다”며 “대본이나 설정 없이 진행되는 실제상황에 청취자가 직접 참여하는 동적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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