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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트럼프, 아베의 ‘짝사랑’에 다시 화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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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5 10:50:53 수정 : 2018-04-15 11: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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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베와 골프 회동.사진=일본 내각공보실 제공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 18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 체류하면서 미·일 관계 복원에 나선다. 트럼프와 아베는 한때 ‘베프’(베스트 프렌드)로 통했고, ‘브로맨스’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문제와 통상 문제 등 양대 현안이 불거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 사람이 브로맨스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아베의 일방적인 트럼프 짝사랑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특히 4.27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말 6월 초에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자 부랴부랴 트럼프에게 달려가고 있다. 아베는 한반도 현안 대응 과정에서 ‘재팬 패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아베의 이번 미국 방문이 그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아베 골프 회동 미정

아베는 트럼프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두 번째로 초대를 받았다. 지난 2017년 2월 첫 방문 당시에는 북한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때 트럼프와 아베는 마라라고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북 대응책을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트럼프-아베 간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특히 트럼프와 아베가 골프를 함께 함으로써 두 사람이 ‘골프 버디’가 됐다.

아베는 이번에도 트럼프와 골프를 함께하기를 바랐다는 게 워싱턴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번에는 두 사람 간 골프가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 “그렇지만 아베가 골프를 원하고 있어 두 사람이 함께 라운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문제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아베와 트럼프가 골프 18홀을 함께 돌면 아베는 트럼프에게 북한 문제에 관한 핵심 포인트를 18번 말할 기회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아베는 골프와 관계없이 17, 18일 이틀 내내 만찬을 함께 한다.

◆아베, 볼턴의 등장에 안도

존 볼턴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슈퍼 매파’ ‘전쟁광’ ‘네오콘의 화신’으로 통한다. 그의 등장에 한국 등 세계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볼턴은 특히 대북 조기 폭격론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볼턴의 등장에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사람이 있다. 바로 아베 총리이다. WP는 “아베와 가까운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아베는 볼턴이 아베의 입장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아베는 이번에 트럼프를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수사학적인 함정에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얘기를 일본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린은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가 공허한 얘기일 수 있어 그가 쳐놓은 함정에 걸리면 일본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일본이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아베는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났을 때 중앙 차선을 넘지 못하도록 ‘가드레일’을 쳐놓으려 한다고 WP가 지적했다. 그것은 미국이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를 풀지 말아야 하고, 대화를 위한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에 어떠한 보상을 해주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등 인권 유린 행위를 도외시하지 말라는 게 아베의 주문이다.

◆미·일 통상 분쟁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제한 조치에 서명하면서 아베 총리에 관해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좋은 사람이고, 내 친구이다”라고 운을 뗀 뒤 “그동안 일본이 미소를 띠고 있었다”면서 “그 미소는 ‘우리가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해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미소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하지만 이제 그런 날은 끝났다”고 일갈했다. 이는 트럼프·아베 브로맨스의 파경 선언으로 여겨졌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과 한국 등 동맹국을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하면서 일본을 그대로 포함했다.

트럼프는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미·일 양국 간 독자적인 무역 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그러나 미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회원국들과 함께 TPP를 출범시켰다. 트럼프는 최근 TPP 재가입 문제를 검토하도록 측근들에게 지시했다. 이 때문에 아베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통상 분야에서 모처럼 웃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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