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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정의용·서훈 ‘투톱 체제’…한반도 둘러싼 ‘외교 담판’

입력 : 2018-03-04 18:26:46 수정 : 2018-03-04 21: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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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서훈 ‘투톱 체제’ 의미·전망 / 남북협의·북미대화 ‘투트랙’ 임무 / 美 오해 소지 최소화하려는 의도 / ‘깜짝인선’ 윤건영 실장 역할 주목 / 안보위기 해소 ‘역사적 사명’ 띠고… 장관급 인사 동시 파견 / 靑 “정확하게 文대통령 뜻 전할 것” / ‘김정은 메시지’에 한반도 정세 요동
4일 구성된 문재인정부 대북특별사절단(특사단)의 방북은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그의 생각을 직접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이명박·박근혜정부 9년 동안 단절된 ‘남북 대화 정상화’와 ‘한반도 안보위기 해소’라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방북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예상보다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진용으로 사절단을 꾸렸다.
투톱 청와대가 4일 미국통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사진)을 수석으로 하는 대북 특별사절단 명단을 발표했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북한에 파견되는 특사단에는 정 실장을 비롯해 북한통인 서훈 국가정보원장(오른쪽),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국가안보체계의 두 수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선두에 세웠다. 특사 자리를 놓고 경합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두 장관급 인사를 모두 특사로 보낸 것이다. 둘 다 장관급인데 단장 격인 수석은 정 실장이 맡는다. 정부 관계자는 정 실장이 수석으로 특사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남북 협의와 한·미 소통을) 한 번에 끝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미국의 입장을 잘 알고 미국이 신뢰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서 원장을 단독으로 보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미국의 오해 소지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어느 분이 수석을 맡아야 할지 많은 고심을 했는데, 누가 수석이냐보다는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라는 ‘투트랙’을 잘 성사시킬 분들이 이번 대표단에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사 파견 일정 발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파견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의용·서훈 ‘투톱’체제에서 역할이 주목되는 건 문 대통령과 가깝기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다. 특사단 물망에 없던 ‘깜짝’ 인선이다. 청와대가 내놓은 인선 공식 배경은 “국가안보실장을 보좌하기 위해서”인데 실제 비중은 그 이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특사단 활동에선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 정확하게 대통령의 뜻을 전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뜻을 완벽하게 풀이해와야 한다. 그러기 위한 완벽한 팀을 꾸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사단 방북은 예상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다. 당초 예상보다 수일 앞당겨 이날 구성된 특사단은 1박2일 일정으로 5일 오후 서해 직항로편으로 출발한다. 이처럼 신속한 진행은 북·미 대화의 문이 닫힐 시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북한과 특사단 파견을 위한 물밑 교섭이 그만큼 착실하게 진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북한 고위급특사단이 문 대통령을 접견했듯 이번 특사단 역시 김 위원장을 접견하거나 오·만찬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통일부·국정원 등에서 파견될 5인의 실무진 등을 포함, 특사단은 방북 기간 내내 다양한 수준의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사단 목표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남북 교류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북·미 대화 여건 조성이 이번 특사단 최대 과제인데 핵심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에 응하겠다는 대답을 받아낼 수 있느냐다. 만약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비핵화 대화에 응한다면 북·미 간 직접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예의 ‘핵 보유국’ 주장을 이어가고 양보 없이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시도하려는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상황은 꼬일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 특사 때처럼 특사단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한반도 위기 해소를 설득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정 실장·서 원장은 귀국 후 다시 미국으로 가서 백악관 최고위층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게 된다.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외부 인사가 거의 없는 상황인 만큼 특사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이번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김 위원장 뜻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동안 김여정 특사·문 대통령·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축으로 이뤄졌던 남·북·미 3각 외교가 김정은 위원장·특사단·트럼프 대통령으로 다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박성준·유태영·김예진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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