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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례없는 직접 성명… ‘수소탄 시험’ 의지 표출

입력 : 2017-09-22 18:27:26 수정 : 2017-09-22 21: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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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대외성명 의도/트럼프 정부의 압박 정면 대응 나서/ICBM 개발 예전보다 더 속도낼 듯/리용호 태평양서 시험 가능성 언급/화성-14 발사 땐 美·日 크게 자극 /한반도 정세 다른 차원 위기 우려 ‘로켓맨(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스트롱맨(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경전이 전대미문의 말 폭탄으로 번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조치를 위협함에 따라 수소탄 시험 등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2일자 1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당 중앙위 청사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사진과 성명 내용을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 사진 설명에서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성명을 발표한 구체적인 시점(21일)과 장소(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를 적시했다.
연합뉴스

◆강대강 대치 공언… 핵개발 가속화될 듯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명의로 성명이 발표된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공식입장을 표명할 때 국가 기구나 노동당 외곽 단체 등을 활용했다. 중대한 사항이 발생했을 때는 정부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관례를 깨고 최고지도자 명의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대북 압박에 굴하지 않고 국가 핵무력 완성이라는 최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15일 평양에서 실시된 화성-12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훈련 당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 핵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제는 그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 명의의 성명이라는 형태로 핵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천명함에 따라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은 예전보다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3월은 김 위원장의 핵심 통치전략 중 하나인 핵·경제 병진노선 발표 5주년이다.

북한은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노동당의 전략적 노선으로 채택한 바 있다. 꺾어지는 해(5·10주년)를 중시하는 북한의 특성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은 내년 3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 위해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 전력화 완료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질문 받는 리용호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현지시간) 숙소인 맨해튼 호텔 앞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발표한 성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화성-14 정상각도 발사 유력

유엔총회에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조치에 대해 태평양상에서의 수소탄 시험을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6일 단행한 4차 핵실험을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라고 발표했으며 지난 3일 6차 핵실험 시에는 ICBM 장착용 수소탄 폭발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의 발언은 화성-14 ICBM에 수소탄을 탑재해 태평양 상공으로 쏘아올려 공중폭발시키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냉전 시기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하는 시험을 했다. 196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결 이후 지하 핵실험으로 전환됐다.

이 때문에 핵탄두에 핵물질 대신 비활성 물질을 넣고 기폭장치가 정상 작동하는지 여부만 실험할 가능성도 있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의 기폭장치를 일정 고도에서 작동시키는 등 실전 운용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수소탄을 실제로 터뜨리지 않아도 기술적 능력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하다.

북한이 지하 핵실험이 아닌 태평양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핵실험을 한다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태평양에서 수소탄 시험을 하는 것은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수 있다. 화성-12 IRBM 발사 당시처럼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화성-14 ICBM을 발사하면 미국과 일본을 크게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로 이런 카드를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두 차례에 걸친 정상각도 발사로 화성-12의 전력화를 선언한 북한이 미국 본토 공격능력 확보 차원에서 화성-14를 정상각도로 발사해 태평양에 떨어뜨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실제로 화성-14의 정상각도 발사를 단행할 경우 다음달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와 맞물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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