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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처럼 … 文, 힘의 우위 토대로 北 변화 유도 ‘포석’

입력 : 2017-09-22 18:28:02 수정 : 2017-09-22 21: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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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자산 획득’ 합의 배경/‘군사력 압도 → 소련과의 대화’/ 평화적 방식 냉전 해체로 성과/ 文 “강력함이 北 바꿀 것 확신해”/ 靑 “평화적 비핵화 목표 재확인”/ 文 “北 도발 ‘개탄’스럽다” 말하자/ 트럼프 “그 단어 써 굉장히 기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최첨단 군사자산 도입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확대에 합의한 것은 압도적 군사력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레이건 독트린’과도 일맥상통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힘의 우위를 토대로 자신이 ‘악의 제국’이라 불렀던 소련과의 대화를 이끌었고, 이를 통해 결국 평화적 방식의 냉전 해체를 이끌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에 대해 논의되거나 합의된 것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최첨단 군사자산 도입 합의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응에 필수적인 핵추진 잠수함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우리에게도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본다”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3국 정상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미·일’ 3국 정상 업무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뉴욕=남제현 기자

미 전략자산 순환배치 확대 합의 역시 대북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미 전략자산은 그간 북한의 도발 등 특정 안보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미국의 자체 계획에 따라 준상시적으로 운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 완전 파괴’ 등 고강도 경고를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언급하며 “저는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한도 압박’ 정책에 호응하며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북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수단일 뿐 실제 군사옵션 가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북한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추진한다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개탄한다(deplorables)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미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을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던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가 그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내게는 행운의 단어이기도 하다”고 덧붙이자 미국 측 배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사실상의 대북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이 “단호한 조치에 감사드린다”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중국·러시아와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세 정상은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취한 북한과의 신규 거래 중단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유태영 기자, 뉴욕=박성준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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