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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아인과 키스할 배우 뽑습니다" 아나운서·배우 지망생 성추행한 백수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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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06 11:14:16 수정 : 2017-06-08 16: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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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가 B씨의 속임수에 넘어가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공지글.
아나운서 지망생 A(25·여)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을 KBS PD라고 밝힌 B씨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그는 “2018 평창올림픽 개막식 공연을 총괄하게 됐다”면서 “유아인과 키스신을 하는 ‘춘향이’ 역할을 맡을 여성을 캐스팅 중이니 면접을 보자”고 말했다.

A씨는 들뜬 마음으로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B씨를 만났다. “전세계가 보는 개막식인만큼 미래가 보장돼 있다”고 환상을 심어주는 말에 A씨는 잠시 의심했으나 “‘춘향이’가 아니어도 그냥 리포터로 활동할 수 있는 길도 있다”는 말에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나운서 지망생으로서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희망이 절망으로 뒤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B씨가 “얼마전 K대 연극영화과 학생들도 면접을 봤는데 성접대를 해서라도 할 수 있다더라”며 “너는 그런 열정이 있느냐”는 말에 뭔가 한참 잘못됐다고 느낀 것이다. “내가 너에게 ‘나랑 자자’고 하면 그럴 수 있냐”고 재차 확인까지 하는 B씨의 말을 들으며 ‘속았다’는 확신이 생겼다.

‘면접’을 마친 A씨는 곧장 KBS에 전화를 걸었다. 리포터를 뽑기는커녕 그런(B씨의 휴대전화) 번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A씨는 성적 수치심과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피해자도 “다니고 있는 대학의 교무팀을 통해 연락을 해왔다는 말에 B씨의 말을 쉽게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기에 절대 속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눈앞에 일어나니 판단이 흐려지더라”며 “아나운서 지망생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이런 짓을 벌인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은 재학생들의 피해가 이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교직원 사칭 피해 사례 공유 및 개인정보보호 철저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공지글을 올린 상태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3일 B씨를 간음목적유인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경찰조사 결과 과거에도 비슷한 범행으로 전과가 있는 B씨는 피해 여대생들과 대화를 나눈 뒤 “모텔로 가자”면서 신체 특정부위에 손을 대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직업이 없는 B씨가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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