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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대 평생대학 설립' 교육부 압박 논란

입력 : 2016-08-02 19:21:53 수정 : 2016-08-03 08: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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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점거 학생들, 대학관계자 녹취록 공개 평생교육단과대 설립을 두고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이화여대에서 대학 측이 교육부의 압박을 받아 사업에 지원했다는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터무니없는 내용이라는 반응이다. 평생교육단과대를 둘러싼 점거사태의 책임을 놓고 교육부와 진실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2일 이 대학 본관을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점거가 우발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8일 대학평의원회 소속 대학 측 관계자는 “지금 교육부에서 참 이 짧은 기간 동안 이런 것을 하라고 이렇게 지금 신청서를 쓰라고 굉장히 압박하는 부분들도 꽤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대 졸업장 반납 퍼포먼스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이 학교 졸업생들이 졸업증서 사본을 들고 ‘졸업장 반납’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이대 졸업장 반납 퍼포먼스 재학생들이 평생교육단과대 설립에 반대하며 엿새째 대학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이화여대 정문 앞 벽에 이 학교 졸업생들의 졸업증서 사본이 부착돼 있다.
하상윤 기자
이 관계자는 평생교육단과대 설립 취소와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사업을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이유로 “핵심은 이겁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다보니 굉장히 짧은 기간 동안 이걸 하기 위해서 사실 이제 여러분들을 충분히 이해는 해요. 그 과정에서 의견수렴에서 굉장히 소외됐다는 것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를 하는데”라고 말했다. 또 “그다음에 이제 우리 또 워낙 학교들이 여러 가지 재정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있다보니까 굉장히 이런 사업들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사업 참여 압박과 대학의 재정적자 때문에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가 녹음된 장소는 평생교육단과대 추진 논의를 위해 대학평의원회의가 열릴 예정이던 본관 회의실이다. 해당 대화는 학생들이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회의장에 들어와 연좌농성을 벌이자 학교 관계자가 학생들에게 대응하는 부분이다. 해당 녹취는 전날 오전 1시29분 농성 중인 학생들이 페이스북에 올려 이틀 만에 4만6000번 이상 조회되며 확산되고 있다. 학생과 교수들은 대학 측이 교육부가 평생교육단과대 사업을 처음 공고했을 때는 참여하지 않았다가 2차 공고에 지원해 한 달 만에 사업계획을 준비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녹음에 등장하는 학교 측 관계자로 지목된 A교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사업을 공고하면 대학 측이 문의해오는 경우 답변하기도 하고, 평가 준비를 하기 위해서 어떤 대학들이 얼마나 들어올 것이냐에 대해 사전에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확인(연락)은 하지만 ‘압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화여대 정도 되는 대학이 교육부가 하라고 해서 하는 곳도 아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평생교육단과대 6개 대학이 선정된 1차 모집에는 12개 대학이 지원했고, 4개 대학이 선정된 2차 모집에는 10개 대학이 신청했다.

한편 재학생들은 이날 엿새째 농성을 이어갔다. 전날 최경희 총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 참여 학생 엄벌 의지를 밝힌 데 대해 학생들은 성명을 내고 “공권력 투입에 대한 사과가 아닌 고소장 대응은 학생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뷰티, 웰니스 학과는 대학이 가르쳐야 할 학문도, 고졸 여성들이 교육받고 싶은 분야도 아니다”며 “여성의 성 역할을 한정시키고 편견을 공고히 하는 것은 학교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졸업생들은 졸업장 사본을 학교 벽에 붙여 ‘졸업장 반납’ 퍼포먼스로 항의표시를 하며 평생교육단과대 설립 취소와 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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