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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 "우리도 당했다" 첼시 리 사태 발 빼는 연맹과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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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17 06:00:00 수정 : 2016-06-17 01: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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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에 ‘해외동포 선수’로 혜성처럼 나타난 첼시 리(27)가 결국 부정 선수로 판명됐다. 첼시 리 사건이 ‘희대의 사기극’으로 드러난 만큼 구단 징계는 물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첼시 리.
여자프로농구를 관장하는 WKBL은 지난 15일 “연맹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한 자에게는 엄중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첼시 리의 서류가 불충분한데도 승인한 건 WKBL이다. 연맹의 공신력을 KEB하나은행이 훼손했다면 한국 스포츠의 명예는 WKBL이 실추시켰다. 외국인 선수와 에이전트에게 농락당한 이번 사건은 한국 스포츠의 수치스러운 일이다.

KEB하나은행 농구단은 “문서 위조가 최종적으로 판명나면 장승철 구단주가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의자인 첼시 리와 에이전트는 외국인이고 현재 미국에 거주한다. 한국에 오는 즉시 기소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한국에 절대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대로 가면 피의자들은 기소중지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당사자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한국을 대표하는 은행이다. 은행에서 입출금 통장을 만들려고 해도 신분증 확인은 필수다. 하지만 구단은 첼시 리의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가짜 명함만 보고 대출을 해준 꼴이다.


WKBL 신선우 총재(왼쪽)와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
KEB하나은행과 WKBL은 첼시 리 서류 공증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류만 공증을 받아놓았지 내용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첼시 리 등록 당시 대부분의 구단들은 반대했다고 한다. 다른 두 구단은 첼시 리를 영입하려 했지만 서류가 불충분해 포기했을 정도다. 이처럼 위험 부담이 큰데도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은 직접 미국에 가서 첼시 리를 데려왔다. 그 과정에서 다른 팀이 영입을 시도할 때는 없던 서류들이 하나둘 등장했는데 결과적으로 제대로 서류를 검증하지 않은 셈이다.

사기극을 벌인 첼시 리와 에이전트가 가장 큰 문제인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즌 전부터 대부분의 구단과 언론에서 우려한 만큼 좀 더 확실한 검증을 하거나 등록 불허를 내렸어야 했다. WKBL과 KEB하나은행의 “우리도 당했다” 식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WKBL 총재, KEB하나은행 구단주, 단장, 감독은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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