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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신격호 비밀금고 서류 확보… 판도라 상자 열릴 듯

입력 : 2016-06-13 19:02:33 수정 : 2016-06-14 01: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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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가신 설득 빼돌린 것 찾아내… 조성 방식·구체 규모 규명 단서 기대 ‘대한민국 검찰이 쇼군(將軍)의 천수각(天守閣)을 털었다.’

검찰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비밀 금고에 보관돼 있던 현금 30억원과 서류뭉치를 찾아냈다. 일본 전국시대의 성주(쇼군)가 가신들과 함께 거주하던 성채 맨꼭대기(천수각)의 방어 진지가 ‘무장해제’를 당한 꼴이다.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신 총괄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구체적 규모를 규명하는 데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신 총괄회장의 비밀금고 내용물을 찾아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앞서 지난 10일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비밀금고를 발견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금고는 텅 비어 있었다. 서울 가회동의 롯데그룹 영빈관에서 찾아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개인금고도 마찬가지였다. 

신동빈 개인금고 장소인 롯데그룹 영빈관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개인금고를 압수한 장소로 전해진 서울 종로구 가회동 롯데그룹 영빈관 전경.
이재문 기자
검찰은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 여름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 실각한 ‘가신’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재산관리인이었다가 신 회장에게 해고당한 이모씨가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검찰이 오랫동안 설득한 끝에 입을 연 이씨는 “비밀 금고에서 빼돌린 돈과 서류를 처제집에 숨겨뒀다”고 실토했다. 검찰은 즉시 이씨 처제가 사는 서울 목동의 한 주택에서 신 총괄회장의 쌈짓돈과 서류를 압수했다. 현금만 30억원에 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제의 난 와중에 실직한 이씨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지 않고 현금과 서류 일부를 갖고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래 이 돈과 서류들은 비서실이 위치한 롯데호텔 신관 34층 신 총괄회장 비밀금고에 들어 있었다.

검찰은 같은 건물 33층 비서실 안에 별도로 존재하는 비밀공간에서 통장과 금전출납 자료 등도 확보했다. 검찰은 자금관리인 등 관련자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각각 매년 100억원과 200억원가량의 수상한 자금을 계열사에서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롯데그룹 측은 “배당금과 급여”라고 밝히고 있지만 검찰은 “금액이 너무 크다”며 자금의 성격과 사용처를 분석 중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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