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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대출규모 70조… 은행들 ‘충당금 공포’

입력 : 2016-05-25 19:04:17 수정 : 2016-05-25 19: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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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법정관리로 3조 더 쌓아야/ 대우조선 채권도 ‘요주의’ 분류 땐 충당금 1조6000억∼4조3000억↑ 조선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은행권은 부실공포에 떨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조선업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약 70조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약 23조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7조4000억원, 14조4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중견업체인 현대삼호중공업이 5조1000억원, 현대미포조선도 4조4000억원에 이른다. 2조원 안팎의 여신이 있는 해운사 구조조정에 비해 그 부실 파장이 비교할 없을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대우조선이 흔들릴 경우 은행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대우조선 익스포저는 수은이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은 6조3000억원, NH농협은행 1조4000억원으로 국책·특수은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8250억원, KB국민은행 6300억원, 우리은행 4900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도 2조2000억원 이상 빌려줬다.

대우조선은 지난 3년간 영업을 해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 신세다. 국민은행은 대출 채권 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했지만 나머지 은행들은 ‘정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정상으로 분류를 했고, 대우조선이 빚으로 이자를 내고는 있지만 연체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신청을 논의했다. 사진은 회의가 열린 산은 입구.
연합뉴스
통상 대출 건전성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순으로 위험성이 낮다. 요주의는 대출의 7∼19%, 고정은 20∼49%, 회수 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100%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정상으로 돼 있는 대우조선 채권을 요주의로 한 단계만 낮춰도 은행권은 충당금을 1조6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을 쌓아야 한다. 산은과 수은이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3조원을 넘는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거액의 충당금을 쌓을 여력이 안 돼 조선업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채권 등급을 낮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이 업황 분석에 실패했거나 금융당국 눈치를 봤다는 지적도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는 “조선업은 1년이라도 업황을 내다보고 글로벌 경제 동향을 알아야 하는데 은행들이 조선업에 대한 충분한 연구 분석을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은 회사라면 은행들이 진작에 여신등급을 낮췄을 테지만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여신등급 조정을 미뤘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대우조선해양 같은 대기업의 여신은 은행들이 함부로 결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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