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조응천 "내가 기소되자 홍경식 민정수석 등 말 바꿔"

입력 : 2015-08-19 06:00:00 수정 : 2015-08-19 08:12:4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청와대 문건 유출' 재판서 진술… 속속 드러나는 진실 이른바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작성하게 된 시발점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란 법정 진술이 나왔다. 홍경식(64)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말 바꾸기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박지만(57) EG회장 부부를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는 조 전 비서관의 법정 진술을 통해 지난해 청와대에서 벌어진 ‘미스터리’의 일부가 밝혀졌다.

조 전 비서관의 진술에 따르면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설이 시중에 나돌자 김 실장이 이를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 첩보가 입수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작성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렇게 만든 정윤회 문건을 지난해 1월 김 실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조 전 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을 차례로 청와대에서 쫓아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4월 10∼11일 이틀에 걸쳐 정윤회(60)씨가 청와대 공용 휴대전화로 조 전 비서관에게 전화와 문자를 했으나, 조 전 비서관이 전화를 받지 않자 이재만(49) 총무비서관이 “(정윤회씨) 전화를 좀 받으라”고 전화를 걸어왔다. 조 전 비서관은 이후에도 정씨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에도 의아스러운 일은 계속됐다. 청와대 문건이 세계일보에 흘러들어간 사실을 지난해 5월쯤 알게 된 조 전 비서관이 “빨리 문건을 회수하라”고 청와대에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조 전 비서관이 “나중에 나한테 덮어씌우지 말라. 너희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나중에 나한테 뭐라 그러면 너희를 고발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청와대는 요지부동이었다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의 직속 상관인 홍경식 민정수석 역시 나중에 조 전 비서관이 기소되자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에 따르면 박지만 회장 부부를 나쁘게 이용하려는 인물 3∼4명이 박 회장 측에 접근하자 조 전 비서관이 이를 구두로 경고하고, 그래도 소용이 없자 박 회장에게 ‘이들과 만나지 말라’는 취지의 쪽지를 건넸다. 이런 사실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홍 수석 역시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조 전 비서관은 회식자리에서 몇몇 상관들에게 얘기를 해 “잘 처리했다”는 칭찬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이 어느 날 갑자기 ‘박 회장 비선론’을 내세우면서 그간의 업무 처리를 ‘공무상 비밀누설’로 몰아붙였다는 것이 조 전 비서관의 증언이다. 홍 수석도 “그런 내용은 박 회장에게 쪽지가 아닌 구두로 전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서를 검찰에 제출하며 거들었다. 조 전 비서관은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면서 “우린 열심히 일만 했는데 우리가 한 일을 왜곡해서 힘들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