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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심의 승부수인가, 조정국 역할 포기 패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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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30 20:13:37 수정 : 2014-11-30 23: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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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유지’ 평가 엇갈려 ‘절묘한 반전카드인가, 되돌릴 수 없는 패착인가?’

계속된 저유가에도 산유량을 유지하겠다고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 27일(현지시간) ‘승부수’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미국과 러시아, 멕시코, 노르웨이 등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릴 필승 카드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시대 흐름과 환경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종이호랑이’의 착각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펙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오펙은 주요 산유국들 협의체로 1960년 9월 출범했다. 1973년과 1978년 1,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당시 국제 석유자본이 좌지우지하던 유가 결정권을 독차지하게 됐다. 매년 두 차례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 유가가 낮으면 생산량을 줄이고, 높으면 늘리는 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 국제유가를 결정하는 명실상부한 카르텔이 된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호시절이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에너지 수요는 폭발적이었고, 나이지리아·베네수엘라는 정국 불안으로 알아서 생산량을 줄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2010년 하루 평균 500만배럴에 불과하던 미국 원유 생산량이 올해 들어선 900만배럴까지 치솟았다. 유가를 100달러 이상에서 지탱해주던 중국과 유럽의 수요도 경기 침체로 줄었다.

반면 결속력은 현격히 떨어졌다. 생산단가나 재정 측면에서 이란, 베네수엘라에 비해 상당히 여유로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들은 시장 점유율 확보에 주력했지만 나머지 회원권들 최우선 관심사는 현금 확보에 있었다. 여기에 이념·종파 문제까지 겹치다보니 카르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독점적 지위’, ‘서로 간 신뢰’, ‘강한 패널티’ 모두 무너진 상태라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해리 칠링귀리언 ‘BNP 파리바’ 상품시장 애널리스트는 “오펙의 이번 결정은 원유 생산 조정국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유가 결정권을 시장으로 넘겨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비오펙 회원국들이 배럴당 60달러대 저유가 상황에서도 예상보다 오래 버티게 된다면 난공불락이었던 오펙의 몰락이 조만간 가시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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