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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갔던 거장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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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까지 서양화가 김영주 재조명전 화폭을 가로지르는 검은 먹 선(線)이 자못 웅장하다. 마치 방금 그려낸 것처럼 그림 속에는 강렬한 기운이 용솟음쳐 오르고 있다. 서양화가 김영주의 ‘신화시대(神話時代)’다.

한국근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박수근·이중섭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김영주(1920∼1995)의 삶과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전시가 서울 삼성동 조선화랑에서 열린다.

김영주는 광복 이후 척박한 국내 미술 환경에서 창작과 평론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광복 전 일본 도쿄의 다미헤미요 미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광복 이후에는 서울로 돌아와 인간을 주제로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생전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까닭이었다.

그는 미술뿐 아니라 평론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1957년 한국평론가협회 창립 주역으로 활동하며 한국 평론계를 이끌어가기도 했다.

김영주의 ‘신화시대’.
이번 전시에서는 195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말년까지 오로지 ‘인간’이란 존재와 그 근원에 대해 탐구한 작가의 대표작 ‘신화시대’ 연작과 드로잉, 콜라주가 총망라된다. 생전에 고인이 남긴 논문과 기고문, 애장품도 함께 선보인다.

한편 조선화랑은 1982년부터 한국 근대작가들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기획 전시를 통해 김경·박항섭·손일봉·정건모 등 작가의 추모전을 열어왔다. 조선화랑 권상능 대표는 “김영주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대를 앞서갔던 한국 미술사의 위인”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던 김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 그리고 예술철학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4일까지. (02)6000-5880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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