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오히려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92개 상장사가 보유한 수익목적의 투자부동산은 작년 말 장부가액 기준 13조6188억원으로 전년(12조7719억원)보다 6.6%(8469억원) 증가했다.
투자부동산을 통한 임대수익도 작년 8108억원으로 전년의 6916억원보다 17.2%(1192억원) 늘었다. 투자부동산은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기업이 소유한 건물 또는 토지로 기업의 영업활동과는 무관한 것이다.
그룹별로는 삼성, 한화, GS, LG, 롯데,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한진, 포스코 등의 그룹 순으로 투자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삼성, 한화, GS, LG, 롯데 등 5개 그룹은 보유액이 1조원을 넘었다.
전체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이처럼 대기업들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 것은 임대수익이 시중 금리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10대 그룹이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은 2011년 연 5.41%에서 작년 5.95%로 3%포인트 가량인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다.
대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은 도심에 많아 임대료는 물론 수요도 높아 부동산 불황기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삼성생명(4조3827억원) ▲한화생명(2조453억원) ▲삼성화재(527억원) 등 보험사들과 ▲LG(6113억원) ▲GS(5393억원) 같은 지주회사들은 부동산 투자를 상당히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임대수익이 시중 금리보다 높아 대기업들은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현재를 부동산 투자의 호기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보험금 상당 부문을 부동산 투자로 운용하고, 지주사들도 큰 건물을 사들여 자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매장들을 다수 입주시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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