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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뚤린 판교테크노밸리 중심 도로. 부동산114 제공 |
판교신도시에도 집을 팔아 대출금이나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일명 ‘깡통주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의 선두주자인 판교신도시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작년 2월 2346만원에서, 올 2월 2095만원으로 1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아파트는 청약 광풍이 불었던 2006년 당시 ‘로또’라 불리며, 3.3㎡당 1600만~1800만원 수준에 분양됐다. 입주가 본격화 된 2010년에는 분양가의 2배에 이르는 3.3㎡당 3000만원선을 육박하며 몸값이 치솟았다. 그러나 올 3월 현재 3.3㎡당 1800만~2200만원 수준까지 떨어져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15%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빠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판교아파트의 이 같은 가격 급락 원인은 지난 2011년 9월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이후 매물이 쏟아졌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수세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부는 최근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종전 1~5년에서 1~3년으로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판교지역에서 전매 제한이 풀린 아파트는 2700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작년에는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면제 물량까지 더해져 매도 물건이 크게 늘었다. 입주 후 3년이 지나면 양도세 면제 요건을 충족하는데, 판교는 2009년부터 입주가 시작돼 지난해 면세 요건을 갖춘 입주자들이 많았기 때문.
반면 전셋값은 급등하면서 판교지역에는 집을 팔더라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판교의 전세가율은 55.7%에 달해, 인근 2기 신도시인 광교(42.9%)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집값 상승기엔 전매 제한이 풀리면 매수세가 따라붙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지만, 지금과 같은 침체기엔 매수세 없이 매도 물량만 늘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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