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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쿠리 겐타로 일본 통일교 협회장이 14일 경기도 가평 청심빌리지에서 문선명 통일교 총재와의 인연을 회고하고 있다. 가평=이제원 기자 |
그는 “구세주는 곧 심판주다. 말씀을 믿고 따르면 구원받고, 그렇지 않으면 심판을 면치 못한다”며 “올 연말부터 그런 시대가 열린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은 경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지쿠리 협회장은 “이미 학계에서 대지진, 쓰나미, 후지산 폭발 등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천재지변을 경고하고 있다”며 “하나님이 관여하면 무섭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경의 욥기 편이 인류에 주는 교훈이다. 국가 지도자를 중심으로 회개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일본 통일교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린다. 이번 성화식의 공동실행위원장 3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가지쿠리 협회장은 대학생 시절인 1963년 세계적인 복음전도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로부터 “위대한 인물이 지상에 내려온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준비하라”는 말씀을 접했다고 한다. 그 직후 만난 사람이 통일교 전도사였다.
그는 “원리강론을 접하자마자 ‘그분이 오셨구나’ 하는 확신을 가졌다”며 “그때 영안(靈眼)이 열렸다”고 말했다. 영계를 보게 됐다는 뜻이다. 통일교는 1960년대 영적 경험에 기반한 선교가 활발히 이뤄졌다.
가지쿠리 협회장이 문 총재를 직접 만난 것은 2년 후인 1965년 한 집회에서다. 그는 “영안으로 보면 사람이 크고 작은 발광체로 보인다”며 “문 총재는 직접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빛이 강렬했다”고 말했다. 집회가 끝난 뒤 그는 교회에서 우연히 걸어오던 문 총재를 맞닥뜨렸다. 문 총재는 한껏 웃는 얼굴로 “선생님을(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재림주”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문 총재는 내 답을 듣더니 ‘내가 재림주다’고 나지막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총재께서 재림주라고 고백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은 통일교 선교 국가 가운데 교세가 가장 크다. 축복결혼을 받은 교인만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배경이 뭘까. 가지쿠리 협회장은 “박해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종교는 박해가 심할수록 발전한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종교를 받아들이면서 신흥교인 통일교에는 선을 그었다”며 “박해가 심할수록 젊은이들은 문 총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한동안 우호적이던 일본 정부와 사회는 1980년대 다케시타 노보루 정권 이후 반통일교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 가지쿠리 협회장은 “상황은 나쁘지만 그래서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다장기 부전증’과 싸우고 있다. 지난 7월 초에는 한때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가지쿠리 협회장은 “사실 내가 먼저 가는 줄 알았다. 내가 일어났기 때문에 총재께서도 거뜬히 일어나실 것이라고 믿었는데…”라면서 “나도 문 총재님이 계신 한국에서 심장이 멈추기를 소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조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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