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기도 의정부전철역에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으로 승객 8명이 중상을 입은 지 3일 만에 또다시 경기도 수원에서 술에 취한 30대 남자가 흉기를 마구 휘둘러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0시55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과 정자동 일대에서 술에 취한 강모(38)씨가 흉기를 휘둘러 고모(65)씨가 사망하고 유모(39·여)씨 등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파장동의 한 술집에 들어가 업주인 유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갖고 있던 흉기로 유씨의 목 부위를 수차례 찌른 뒤 업소로 들어오는 손님 임모(42)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복부에 상처를 입히고 술집 밖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택시기사 등이 추격해 왔고 다급한 강씨는 술집에서 500여m 떨어진 정자동으로 도주해 오전 1시6분쯤 문이 열려 있던 고모(65)씨의 단독주택으로 들어가다 고씨가 놀라 소리를 지르자 복부와 가슴부위를 10여차례 흉기로 찔렀다. 강씨는 “나를 뒤쫓는 사람을 피해 들어간 집에서 맞닥뜨린 남자가 소리를 질러 겁이 나 흉기로 찔렀다”고 말했다.
이어 비명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온 고씨의 아들(34)과 부인 이모(60)씨의 팔 부위도 찔렀다. 고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고, 나머지 피해자들은 아주대병원과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모두 부상 정도가 심하다.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망쳐 나온 강씨는 고씨집에서 100여m 떨어진 지점에서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강씨는 이날 술집에 들어가기 1시간 전 인근 슈퍼마켓에서 길이 23㎝의 과도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강간 등 전과 11범인 강씨는 2005년 특수강간 혐의로 군산교도소에서 7년을 복역하고 지난달 9일 만기출소해 수원의 한 갱생보호소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경찰은 강씨가 만취상태여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경찰에 연행된 직후 “범행 후 은신처를 찾던 중 마침 문이 열려 있는 집이 있어 들어갔다. 지금은 술을 많이 마셔 정신이 없으니 한숨 자고 일어나서 모든 걸 다 이야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수강간 전과가 있는 강씨가 술집에 들어가기 전 흉기를 소지한 점 등으로 미뤄 사전에 불특정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유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범죄심리학자인 경찰대 표창원 교수(범죄심리학)는 이날 “묻지마 범법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과거에 유사 범죄행위가 있었고 폭력이나 알코올섭취 등의 정신적 병리상태가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며 “강씨도 술을 마시고 묻지마식 성폭행을 위해 흉기까지 준비했다가 살인까지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유범희 교수는 “이 같은 묻지마식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주폭이나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을 통합 관리하는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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