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열리는 개교 50주년 행사가 한창인 지난 7일 옛 신학교 자리에 선 광주대교구청 교구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희중(사진) 대주교는 “광주가톨릭대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거나 민주화운동 등 주변 현실 문제에 대해 깨어 있었다는 게 자랑스런 정신이자 전통”이라며 과거를 회고했다.
이 신학교에 수학해 1975년 사제품을 받았고, 이후 18년간 교수로 재직한 뒤 현재 이사장으로 있는 김 대주교는 엄격한 금욕생활로 이름난 신학교 시절 인간적인 일화를 소개했다. “신학교 시절 음주한 후배가 교수신부를 향해 “후 아 유?”라고 말해서 가슴을 졸였습니다. 다행히 교수신부는 학생을 향해 ‘건강 조심하라’고 해서 그 후배가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단 기숙사 생활과 금주, 금연 등 학내 엄격한 학칙을 위반할 경우 강제 귀향할 수밖에 없는 신학교 분위기에서 당시 교수신부의 대처 방식은 유연함 그 자체로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종교인의 사회참여에 대해 김 대주교는 “사회 문제를 ‘사랑’이라는 신앙의 본 정신에 입각하지 않는다면 일반 사회복지 운동과 다를 바 없다”면서 “사회참여란 정치적 문제보다는 우리 주변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그는 폐지나 공병을 모아 판 돈으로 폐결핵 환자를 도운 일, 야학 등을 예로 들었다.
김 대주교는 특히 “요즘 침묵의 가치와 깊은 마음의 소리, 선과 명상의 가치가 사라져 간다”고 개탄하며 “수도자, 스님 등 수행자들은 각자 자기 종교의 영성으로 준비된 상태에서 사회운동에 나설 때 의미가 있으며, 그런 바탕이 없이 이뤄지는 사회참여는 생명력이 짧다”고 강조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종교 간 대화와 관련해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면서 “단순한 만남 보다는 저출산, 학교폭력 등 사회적 공통 관심사를 갖고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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