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 MBC 기자가 모바일 전용방송 손바닥TV를 통해 ‘고(故) 장자연 사건’에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개입한 증거를 제시했다.
손바닥TV의 MC로 파견 활동 중인 이상호 기자는 5일 오후 6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시사쇼 ‘손바닥뉴스’를 통해 고 장자연 측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이를 국정원의 개입 증거로 제시했다.
이상호 기자가 인터뷰한 제보자는 “고 장자연의 전(前) 매니저인 유장호 씨가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에 나는 매일 스케줄을 마치고 병원을 갔다. 그때 국정원 관계자가 방문해서 인사했는데 흰색 명함지에 한문으로 이름 세 글자만 적혀있는 명함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유장호 씨로부터) 국정원에서 많이 도와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상호 기자는 “고 장자연 사건을 조사한 분당경찰서로부터 당시 사건 조서 입수했다. 경찰 역시 국정원 측의 사건 개입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조서에 따르면 장자연이 자살한 2009년 3월 7일에 국정원 직원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했는데, 장자연의 죽음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3월 9일부터다. 공개되지 않은 사실을 국정원 관계자가 어떻게 알았을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국정원이 장자연 사건에 개입한 이유에 대해 “당시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의혹이 나오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위기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고 장자연 사건이 터지면서 언론의 시선이 분산됐다. 이를 위해 국정원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추론했다.
“국정원 대변인은 고 장자연 사건에 개입한 사실을 부정했다”고 강조한 이상호 기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국정원이 입을 열지 않으면 오는 12일 방송에서는 2차 보도를 통해 또 다른 사실을 밝히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고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이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소속사 대표에 의해 사회 지도층에 성 접대 등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사회 전반에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고 장자연의 소속사 전(前) 대표 김 모 씨 등은 현재 집행유예 중에 있다.
박민경 기자 minkyung@segye.com
사진=손바닥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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