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스카의 외관을 택한 레이의 깜찍한 디자인이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레이는 B필라리스(앞문과 뒷문 사이에 기둥이 없는 차체 구조)가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승합차 뒷문을 열 듯 차문을 슬라이딩 방식으로 여닫을 수 있다. 개방감이 극대화되고 타고 내리기도 쉽다. 기둥이 없으면 측면 충돌시 안전이 우려되지만 2열 슬라이딩 도어와 프런트 도어가 맞닿는 양끝에 수직 형태의 강성 빔을 심어 문제를 해결했다.
휠베이스가 2520㎜여서 실내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은 분할 및 전면 폴딩이 가능해 수납공간을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으며, 다 접었을 때 실제로 상당한 공간이 확보됐다.
경차이지만 성능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직선주로에서 130∼140㎞까지 밟았지만 크게 무리한 느낌은 들지 않았고, 차체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굽이길 코너링도 여느 신차와 다르지 않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제동 능력도 준수했다. 전반적으로 엔진음이 심하지 않았다. 물론 옆차를 순발력 있게 추월하거나 폭발적인 가속력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이 차는 경차이니까.
대신 연비로 만족하자. 한눈에 들어오는 디지털 속도계 옆으로는 순간 연비 게이지가 있었다. 정지했다가 출발하기 위해 가속할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20㎞/ℓ 이상으로 올라와 있었다.
아이들 등하교를 책임져야 하는 학부모, 동네 쇼핑을 하는 주부, 짐 옮길 일이 많은 자영업자 등에게 적합하겠다.
가격은 카파 1.0 가솔린 모델 1240∼1495만원, 카파 1.0 바이퓨얼(LPG) 모델 1370∼1625만원.
서귀포=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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