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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 대한 편견, 마술처럼 사라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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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33살에 감염 '청천벽력'…3년 은둔하며 세상과 단절
환자일뿐 죄인 아니라 생각…봉사하며 '사회인'으로 새삶
“에이즈 감염인은 환자일 뿐 죄인이 아닙니다. 이젠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생물학적 죽음에 이르기 전에 ‘사회적 죽음’에 먼저 이르게 된다는 에이즈. 그 ‘사회적 죽음’을 거부하고 오히려 당당하게 삶을 꾸려가는 에이즈 감염인이 있다. 대구 지역 에이즈 감염인 모임과 봉사활동 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재희(36·가명)씨다.

에이즈 감염인 김재희(가명)씨가 경남 합천의 한 복지기관에서 마술 공연을 하고 있다.

“사회적 편견도 문제지만, 편견을 깨기 위해 감염인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에이즈 감염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2008년 6월 폐렴 때문에 찾아간 병원에서 에이즈 감염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의 나이 겨우 33살.

“병실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어요. 제 인생은 끝장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에이즈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스스로 죽은 목숨이라 생각했고, 오랜 시간을 세상과 단절한 채 은둔생활을 했다.

김씨는 에이즈 예방 및 상담 사업 등을 하는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레드리본센터의 문을 두드리면서 세상으로 다시 나왔다.

김씨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삶에서 벗어나야 했다”고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감염인이 함께 생활하는 쉼터에 들어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감염인 11명이 모여 자조모임을 만들고 부회장직을 맡았다. 마술 동아리도 만들어 한 달에 2∼3번씩 복지기관 등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

“우리는 사회에서 버림받았지만, 우리는 되려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예비 의료인을 대상으로 에이즈 강의를 하는 중이다. 그가 수 십 번을 드나들었던 병원에서 느낀 편견과 차별의 벽을 허물고 싶은 바람에서다. 김씨는 자신을 대했던 안과의사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눈물은 에이즈 감염 경로가 아닌데도 의사가 손을 ‘빡빡’ 씻고, 장갑을 끼고 진료한 뒤 장갑을 바로 버리는 데 마치 ‘벌레’가 된 기분이었다”며 “예비 의료인들에게 강의하면 미래의 의사들은 에이즈에 대한 편견에서 좀 더 벗어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의를 하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 가족들의 차가운 시선도 잘못된 정보와 편견 탓이라는 걸 알게 됐다. 감염인들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라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오는 주말 서울 지역 자조 모임 사람들과 만날 계획이다. 눈에 띄게 적극적인 김씨의 활동에 먼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자’고 연락이 온 것. 그는 “아직도 스스로 움츠리고 있는 대다수 에이즈 감염인을 이끌어 내고 싶다”며 “앞으로는 감염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더욱 희망차게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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