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의 ‘이상한’' 대출계약 과정에 대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1일 한양대 리걸클리닉에 따르면 윤모(46)씨는 지난 7월10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Y할인마트 입구에 설치된 ‘H은행 현금지급기’로 표시된 ATM 기기에서 같은 은행 카드로 55만원을 ‘현금서비스’를 신청했다..
윤씨는 ‘신용카드 거래’ 버튼을 누르고 ‘서비스 출금’을 선택한 뒤 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이 과정에서 ‘이체’ 버튼이 화면에 뜨자 윤씨는 다른 계좌로 현금서비스 금액이 송금되는 것으로 알고 계좌번호를 입력했다.
하지만 다음날 통장에는 H카드사가 아닌 대부업체 A사의 돈이 입금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또 A사 직원으로부터 “돈이 입금됐으니 대부계약서를 작성해 보내달라”는 독촉전화도 받았다. 대부업체가 윤씨에게 보낸대부계약서에는 회원번호와 대출번호만 적고 대출한도액이나 계약일 등이 비어 있었다. 윤씨는 “현금지급기에서 A사로부터 현금을 빌린 적이 없고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받는 절차만 밟았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A사 측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인지 정보 제공을 미루면서 대부계약 서류에 서명해 보내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등재하겠다고 압박했다는 것이 윤씨 주장이다.
한양대 로스쿨생들은 이 사건을 공익소송으로 채택했고, 이들을 지도하는 해인법률사무소의 배금자 변호사는 이날 윤씨를 대리해 A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이 기계를 이용할 당시 대부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더라도 이는 사기에 의한 것이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경우 이율은 약 20%인데 비해 사채업자인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대출받은 경우 이율은 배 가까이 높은 38.81%에 달할 뿐 아니라 신용등급이 하락해 제1금융권의 대출이 곤란하게 되는 등 불이익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배 변호사는 “H카드사에서 A사를 형사고발하기로 했다고 알려왔다”며 “유사 피해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 같은 불법 영업형태에 대한 경종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어 학생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H카드사 관계자도 “ATM 관리 업체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은행이나 카드 서비스를 가장해 대부업체에 기계가 악용됐다면 우리도 피해자인 만큼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검사권은 금융감독원이 아닌 광역자치단체에 있다. 현금인출기에 대부업체 무인대출도 끼어 있어 작동 미숙으로 원치 않는 대출을 받는 피해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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