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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조국 교수, 페이스북 잠정중단…안철수와 연대 구상?

입력 : 2011-10-31 09:56:00 수정 : 2011-10-31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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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 논란에 "법·제도, 정치와 직결…학문 연장"

서울대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처럼 정치권 공격에 따른 부담감 탓일까, 아니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숙고의 시간인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을 위해 의욕적으로 활동해 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30일 당분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날에는 대학 동기인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박정희 대통령 생가 등을 함께 방문하며 논쟁을 벌인 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겸임해 온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직을 사임한 데 이어 나온 행보라서 관심이 되고 있다.

조 교수는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11월1일부터 얼숲(페이스북) ‘묵언안거’(默言安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안거’는 스님들이 한곳에 머물며 좌선과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일컫는데, 조 교수는 그동안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리지 않는 것을 ‘묵언안거’로 불러왔다.

그는 “봄이 오기 전까지 일체의 글을 올리지 않고 일절 답변도 하지 않겠다”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상처를 핥고 내공을 쌓겠다.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안철수 원장과 조 교수를 둘러싸고 ‘서울대 교수의 정치활동’ 논란이 일었다. 서울대 교수로서 지니는 엄중한 책임을 잊은 채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조 교수에게 ‘폴리페서’(정치에 참여하는 교수)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선거 직전(24일)에는 지지선언을 통해 박원순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조 교수도 지난 8월 “내년에 올 구름이 빨리 몰려왔다. 민생, 인권, 평화를 위하여 깃발을 곧추 세우고 칼과 창을 벼리고 투구와 방패를 다듬고 말발굽을 갈아야 할 시간이다. 저 들판에 이미 흙먼지가 일고 있다.”고 선언한 뒤 왕성한 SNS활동과 지지연설로 박 시장 당선에 기여했다.

조 교수는 ‘폴리페서 논쟁’에 대해 “나는 법과 제도를 연구하고 가르치는데 법과 제도가 정치와 직결되어 있음은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려면 정치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나의 정치참여는 학문의 연장”이라고 반박해 왔다.
 
하지만 조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상호 흠집내기식으로 진행되면서 자신의 발언이 위험수위를 넘나든 데 대한 책임감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여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을 많이 뱉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조 교수는 지난 9월 기자들 질문에 면박을 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향해 ‘발끈해’라는 별명을 붙였다가, 선거 직전에는 투표일에 부모에게 (투표하지 못하도록)관광을 시켜드리기로 했다는 네티즌 글에 ‘진짜 효자’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난타를 당한 적 있다. 박원순 후보 딸의 편입학을 둘러싼 공방과정에서는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향해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나와라. 붙어주마!”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조 교수가 지난 여름 논문 작성 등을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활동을 접고 ‘하안거’(夏安居)를 했던 것처럼 이번 ‘동안거’도 재충전을 위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할 수도 있다. 집필 등 학문활동은 정치권과 일부 보수언론에서 제기하는 폴리페서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묵언안거’를 단순히 학문적 재충전의 시기로만 볼 수는 없을 듯하다. 이미 그는 여러차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야권 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지난 9월초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혔을 때에는 안 원장의 현 정부에서의 미래기획위원회 참여 이력과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등의 성향을 들어 한나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조바심을 내는 모습을 보인 적 있다.
 
따라서 조 교수의 관심은 앞으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안철수 현상’을 진보 세력이 내년 총선, 대선에 어떻게 연계시킬 수 있을지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풍’(安風, 안철수 바람)을 받아 “전기’를 만들려면 우리 각자가 ‘엔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거대한 ‘풍력발전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기’는 진보 세력의 총선 및 대선 승리를 뜻함이 분명하다.
 
아무튼 내년 봄이 오면 조 교수의 정치적 언사가 더욱 활발해 지고 여론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만은 분명하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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