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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유학 중 룸메이트 잔혹 살해혐의 美여대생 항소심서 무죄 선고…4년만에 ‘자유의 몸’

입력 : 2011-10-05 03:39:08 수정 : 2011-10-05 03: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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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DNA 증거 신뢰성 상실”…伊법원, 26년형 원심 뒤집어 룸메이트에게 집단 성관계를 제의했다가 거부당하자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미국 여대생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탈리아 페루자 항소법원은 3일(현지시간) 어맨다 녹스(24)와 녹스의 애인이었던 이탈리아 남학생 라파엘 솔레시토(27)의 살인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녹스와 솔레시토는 룸메이트인 영국 여대생 메러디스 커처(당시 21세)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26년과 25년형을 선고받고 4년 동안 복역 중이었다. 이 살인사건은 용의자가 미모의 여대생인 데다 영화처럼 엽기적인 내용 전개로 전 세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 2월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어맨다 녹스’가 미국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교환 학생으로 이탈리아에 간 커처는 2007년 자신의 방에서 반나체로 목 등에 40군데가 넘는 상처를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녹스가 커처에게 솔레시토, 또 다른 용의자였던 코트디부아르 출신 루디 구데(24) 등 4명이 함께 성관계를 가질 것을 요구했다가 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커처가 살해된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솔레시토의 집에서 발견된 흉기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녹스의 DNA가 동시에 검출된 점을 유력한 증거로 내세워 두 사람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구데는 재판에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은 뒤 추후 16년형으로 감형됐지만, 녹스와 솔레시토는 줄곧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지난해 11월 항소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DNA 증거에 대해 재조사를 실시한 외부 전문가들이 경찰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무죄 선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의외의 재판 결과를 둘러싸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커처의 가족은 “우리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어떻게 1심 결과가 이토록 완전히 뒤집어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신중한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이탈리아와 피해자 커처의 고국인 영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선고 직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녹스를 ‘폭시 녹시’(Foxy Knoxy·여우 같은 녹스)라고 지칭하며 “녹스는 이제 가정을 꾸리고 할리우드에서 백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정의의 순교자인 체하며 살 것”이라고 비꼬았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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