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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천국' 중국, 세계 명품 중심 시장으로 변신

입력 : 2011-06-10 15:52:04 수정 : 2011-06-10 15: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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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취향이 세계 시장에 영향…명품 소비도 팽창

중국이 짝퉁천국에서 세계명품시장의 중심지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중국의 취향이 세계각국제품의 디자인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에서 청바지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브랜드는 그동안 중국 부자를 겨냥한 명품제작에 열을 올려왔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중국 취향의 명품이 다른 국가에도 팔리면서 세계시장을 삼키는 ‘블랙홀’로 자라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FT는 그 사례로 미국의 유명 욕실 및 주방제조업체 쾰러가 선보인 6400달러(690만8800원)짜리 스마트 비데 ‘누미’를 꼽았다. 이 제품은 중국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제작됐지만 중국뿐 아니라 미국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쾰러회장은 “중국 욕실이 쌀쌀한 점을 감안해 만든 다리 보온장치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면서 “음악과 좌석 온도 등을 제어하는 터치스크린도 중국 이외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화장실에서도 여러 일을 하고 싶은 중국인 기호에 착안해 비데에 음악감상 혹은 게임을 하거나 전자책도 읽을 수 있는 첨단기능을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쾰러는 중국에서 전세계 수익의 5분의 1가량을 창출하고 있으며 100명이상의 엔지니어 및 디자인전문인력을 두고 있다. 

 ◆중국취향이 세계명품의 중심

 지난 4월 열린 중국 상하이 모터쇼는 세계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신차가 무려 75종이나 쏟아졌다. FT는 특히 미국 GM과 프랑스 PSA 푸조­-시트로엥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모델을 내놓았다면서 이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인의 취향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승용차 디자인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고급차 시장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GM은 중국에서 디자인한 뷰익 엔비전 SUV 컨셉트카를 전 세계에 내놓았다. GM은 중국식 취향에 맞춘 라크로스살롱을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팔아 대박을 냈다. 이 차량은 운전기사를 두면서 뒷좌석에 앉는 중국 부자의 성향에 맞춰 뒷좌석 공간을 넓히고 안락하게 설계한 게 특징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유명 자동차기업들도 앞다퉈 중국특화 모델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의류·잡화 명품브랜드도 추세가 비슷하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말 상하이에 새 매장을 내고 ‘상샤’(上下) 브랜드를 선보였다. 상샤는 중국 전통 수공예 예술가와 협력해  제작된 것으로 가구, 식기, 의류, 장식품 및 보석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리바이스도 중국 신세대층을 겨냥한 새 브랜드 데니즌(Denizen)을 출시했으며 프랑스 클로에, 구찌 등도 중국 특화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중국경제망은 최근 글로벌브랜드의 중국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이 이미 몽블랑의 최대판매시장이고 뤼비통과 에르메스의 매출비중도 각각 25%, 38%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급팽창하는 중국 명품시장

 중국 부자의 명품소비는 서곡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다. 인민일보는 최근 세계사치품협회의 2010∼2011년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명품시장규모가 2009년 94억달러에서 2010년 107억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오는 2012년에는 미국을 추월,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재정·무역경제연구소도 이달 초 발표한 ‘2011년 상업청서’를 통해 중국명품시장이 계속 고속성장을 거듭해 오는 2015년까지 세계최대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부자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평균나이가 15세가량 젊다. 인민일보는 명품소비자 가운데 73%가 45세 이하이며 18세∼34세의 비중도 45%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과 영국의 18∼34세 비중 37%, 2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푸단(復旦)대 심리연구센터 주임 순스진(孫時進)교수는 “과시적 소비현상은 경제·사회발전의 과도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과정이며 사회의 관용과 양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소비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거대도시에서 항저우, 충칭, 청두, 하얼빈 등 2, 3선 도시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매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유층(재산규모 1000만위안이상)의 30%가 1선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나 2015년에는 75%가 2, 3선도시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먼삭스도 향후 5년 내에 중국의 명품소비인구가 4000만명에서 1억6000만명으로 늘어나고 주로 2, 3선 도시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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