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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신축논란 오정현 목사 간담회…“이웃교회 신도 흡수안해”

입력 : 2010-01-20 00:11:18 수정 : 2010-01-20 0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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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포화 예배당 신축 불가피…부자교회 문어발 확장 아니다"
"한국사회와 소통 필요성 절감…대형교회 사회적 책임 다하겠다”
“예배당 신축안은 2년간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입니다. 교회 확장은 이웃 교회의 신도들을 ‘흡수’하자는 게 아니라 포화 상태인 우리 교회 신도들을 ‘수용’하자는 차원이지요. 그런데 마치 강남의 대형 부자 교회가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게 가슴아팠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사랑의교회 오정현(54·사진) 담임목사는 서초동에 지을 예정인 교회 신축의 불가피성에 대해 강조했다. 강남의 사랑의교회가 서초동에 2100억원을 들여 오는 3월 지상 12층짜리 대형 예배당 건물을 신축하기로 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최근 개신교 단체와 지역교회 등에서 교회 건축을 반대하며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포럼이 잇따라 열리는 등 초대형 새 교회당 건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교회 안팎에서 높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우리 교회의 위상이 커서 건축 문제를 놓고도 한국 교회·사회 전체와 소통해야 됨을 절실히 느꼈다”고 고충을 토로한 오 목사는 4만5000명의 출석교인이 비좁은 현 예배당에서 “위험한 예배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500명의 성도로 시작한 교회에서 100배로 신도가 늘어난 지금까지 계속해온 게 기적입니다. 주말이면 5∼6부 예배를 봐도 1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도 4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본당에 입장할 수 있어요. 담임목사 얼굴도 못 보고 교회에도 못 들어오고, 들어온다손 쳐도 화장실 문제 등 비참한 상황이죠.”

지난 10일 열린 사랑의교회 공동의회에서 서초동 예배당 부지 매입·건축에 관해 표결에 부친 결과도 공개했다. 총 2만407명의 신도가 투표에 참여해 95%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 하지만 한국의 ‘메가 처치’(대형교회) 현상을 부추긴다는 시각은 여전하다.

현 서울 강남역 부근의 교회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서초동 대법원 맞은편 7533㎡(2278평) 부지에 제2교회를 짓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오 목사는 “현 교회 부근에 예배당 증축 시도는 제반 여건상 부지 매입 자체가 불가능했고 후보지였던 잠원동 4000평 부지는 바로 옆에 교회 두 곳이 있어서 포기했다”면서 “서초역 부지는 그나마 인근에 교회가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최대한 주변 교회들의 신도 흡수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순복음교회처럼 지교회 독립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도 일산에 20억원을 들여 지교회를 냈다 반대가 많아 포기한 적이 있다”면서 “또한 신도들에게 ‘교회를 쪼갤 테니 그리로 가십시오’라고 할 권리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신도들로부터 1400억원의 건축헌금을 약정받은 내용도 화제에 올랐다. 오 목사는 “전 세계 10개국에서 모아보낸 30억원가량의 헌금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건축에는 돈이 모인 게 아니라 교인들의 기도와 믿음, 눈물어린 정성이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사랑의교회는 향후 3년간 건축 헌금의 십일조에 해당하는 금액(120억원)을 사회 구호·봉사기금으로 쓰고, 일부는 미자립·개척 교회에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사회 선교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교인들의 수평이동과 위성예배를 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교회 안팎의 요구도 거세다. 이에 대해 오 목사는 “이는 한국교회의 역동성 자체를 죽일 수도 있으니 잘 연구해서 다듬어 나가겠다”면서 “현재의 강남역 예배당은 한국 교회 NGO들의 메카로, 청소년들의 영성훈련원으로 사회에 유익하게 쓰이도록 리모델링할 것”이라며 지원을 당부했다.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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