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당국의 안이한 수형자 관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형수여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를 상황이지만 그의 방을 비추는 CC TV는 없었다. 그렇다고 전담 교도관을 배정해 수시로 관찰한 것도 아니어서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정확히 언제 목을 맸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2004년 이후 수형자 836명이 담배나 현금, 휴대전화, 마약류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소지했다가 적발됐다고 한다. 교정당국의 관리부실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마음만 먹으면 자살도구 반입도 가능하다는 반증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올 3월까지 교정시설 내 자살자는 67명으로 연평균 13명꼴이다. 구치소나 교도소의 사망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자살자다. 우리나라의 수형자 10만명당 자살률이 3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통계도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철저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교정 예산 및 인력을 늘려 근원적인 허점 보완에 나서야 한다.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는지 교도관들의 자성도 요구된다.
정남규는 사형제 존속에 대한 괴로운 심정을 죽기 전 메모로 남겼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12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상태지만 사형제도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아직 사형수 59명이 남아 있다. 현재의 어정쩡한 상태는 이들을 관리하는 교정당국에도 부담이다. 사형을 집행할 것인지, 제도를 없앨 것인지 차제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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