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나타난 호객꾼은 업소 간 경쟁이라도 하듯이 업소 홍보용 불온 전단을 손에 한 움큼 쥐고 거리에 주차돼 있는 자동차의 앞 유리창, 창문틀 사이에 ‘방앗간’ ‘음탕녀’ 등의 이상야릇한 내용의 문구와 반나체의 미희들 사진이 인쇄된 전단을 꽂아놓는다. ‘예쁜 아가씨들이 많으니 놀러오세요’라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대놓고 외쳐대기도 한다.
심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무작위로 명함크기 만한 불온전단, 포스터 등 불법 광고물을 던지기도 하고, 걸어서 손가락 사이사이 전단을 끼워 표창 던지듯 거리에 살포하고 또 업소까지 안내하듯 이어놓은 전단의 꼬리를 만들어 낸다.
한쪽에선 형광 조끼를 입고, 빗자루를 들고 땀을 흘려가며 그 꼬리를 쫒아 꼬리를 자르듯 불온 전단을 주워 담는 손길이 있다.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각 유관단체 봉사원이다. 이런 모든 것은 유흥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들이 들고 있는 대 봉투에는 불온 전단 등으로 가득 채워져 새벽녘이면 불온 전단이 가득 찬 쓰레기봉투가 큰길가에 가득 쌓여 있다. 버리는 자, 치우는 자 따로 있는 것이다.
버리지 않는 작은 양심이 남을 위한 배려이자 기초질서의 근간이다.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토양이며 애국의 실천이라 하겠다.
김학만·서울 관악경찰서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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