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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약인가 독인가…美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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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이즈 등 중증 환자한해 서부 13개주 마리화나 사용 합법화

최근 미시간도 대마재배 허용…미국 전역으로 양성화 불붙어
◇‘마리화나 팔찌’를 찬 미국 미시간주 윌리엄스톤의 린 앨런이 자신이 집에서 재배하고 있는 의료용 대마를 보여주고 있다. 앨런은 에이즈와 C형 간염을 앓고 있다.
워싱턴타임스 제공
미국 미시간주 윌리엄스톤에 거주하는 린 앨런은 오른손 손목에 ‘마리화나 팔찌(인식표)’를 차고 있다. 이 팔찌는 그가 80g 정도의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소지할 수 있고 대마(마리화나)를 12그루까지 키울 수 있는 환자임을 나타내는 표지이다. 선천성 혈우병을 앓고 있던 앨런은 1978년 수혈 과정에서 에이즈와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앨런은 구토 증세를 완화하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마리화나를 의료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 중 한 명이다. 미시간주가 최근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계기로 마리화나 논쟁이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리화나 논쟁 불 댕긴 미시간주=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미 서부 지역에 이어 아이오와 등 중동부 13개주가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 마련에 착수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가 1996년 의료용 마리화나의 사용을 합법화한 이후 마리화나 논쟁의 무대는 주로 미 서부 지역이었다. 지금까지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는 모두 13개. 이 중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오리건, 워싱턴, 몬태나, 콜로라도, 뉴멕시코, 애리조나주 등이 서부 지역에 위치해 있고 동부 지역에선 북쪽의 변경 주인 메인, 버몬트, 로드아일랜드 등 3개 주만이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했을 뿐이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의사들이 마리화나 요법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의료용 마리화나를 전면 합법화할 토대를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시간주가 지난해 11월 이 대열에 동참한 이후 중동부 13개주가 의료용 마리화나 허용 법안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보도했다. 2008년 의료용 마리화나 허용 법안이 발의됐다가 단 한 차례의 청문회만 개최되고 법안이 폐기됐던 오하이오주의 경우, 미시간주의 법안 통과 이후 동일 법안이 재발의될 전망이 높아졌다. 신시내티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하이오 주민의 73%가 의료용 마리화나의 사용에 찬성한 것으로 조사돼 오하이오주가 조만간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14번째 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시간주가 통과시킨 마리화나 관련 법안에 따르면, 암이나 에이즈 등에 걸린 중증 환자들은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해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 허가를 주정부에 신청하게 돼 있다. 법안 통과 이후 지난 6월 현재까지 2377명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켄터키주 경찰이 바버빌시 야산에서 주민이 생계 목적으로 재배해온 대마를 적발해 수거하고 있다.
워싱턴타임스 제공
2004년 교통사고를 당한 마이크 앵글은 의료용 마리화나를 얻기 위해 얼마 전 미시간주로 이사를 했다. 그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마약류를 과다 복용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나 마리화나는 많이 흡입해도 수면을 유발할 뿐”이라고 마리화나 요법을 옹호했다. 마리화나 옹호 단체인 ‘마리화나 폴리시 프로젝트(MPP)’ 브루스 머켄 홍보국장은 “모든 환자들이 의료용 대마를 정원에서 자유롭게 재배하게 될 날이 도래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면서 “일부에선 마리화나의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최근의 미 대통령 3명이 모두 마리화나를 피웠지만 성공한 인생을 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의료용 마리화나 암거래 우려=미시간주 마리화나 법안은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 허가를 받은 환자가 자신을 위해 대마를 최대 12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는 간병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간병인은 최대 5명의 환자를 돌볼 수 있는 만큼 간병인 1인당 최대 60그루의 대마를 재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마리화나 합법화 반대 운동가들은 미시간주의 이런 정책이 의료용을 빙자한 마리화나의 불법유통을 확산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시간주 호웰시 진 베이서 경찰서장은 “이번 법안은 사실상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것이나 같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성토했다.

다른 주에서도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네소타주 의회가 지난 5월 통과시킨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은 팀 포렌티 주시사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마리화나 반대운동 단체인 ‘교육의 소리’ 주디 크리머 회장은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게 되면 청소년들에게 ‘마리화나는 약품’이라는 오도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의료용 마리화나의 확산은 궁극적으로 마리화나 암시장을 활성화해 사회적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리화나 양성화 분위기 고조=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미 연방정부의 마리화나 정책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비해 완화됐다. 연방정부가 1937년 이후 대마를 불법 작물로 분류하고 있으나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이 연방법을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에서는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약 차르’인 질 케를리코우스크도 단속 위주의 마리화나 정책을 치료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운동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정부들은 경제 침체 탓에 부족해진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의료용 마리화나에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는 지난 7월 미국 내 도시로는 처음으로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액 1000달러당 18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대마 재배가 주요 농업산업으로 부상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마리화나 세금으로 재정적자를 보전하자는 차원에서 성인에게 마리화나를 전면 합법화하는 법안을 성안 중이다. 작금의 경제 침체 상황이 마리화나 합법화 운동의 성장을 돕는 온상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라스무센의 지난 5월 조사 결과, 마리화나를 양성화한 뒤 마리화나 세금을 통해 경제를 살리자는 견해는 응답자의 41%에 그쳤고 반대하는 여론은 49%에 달했다. 아직은 마리화나의 전면 양성화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나 마리화나 양성화에 찬성하는 여론이 과거에 비해 급속히 고조되는 추세라고 라스무센 측은 분석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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