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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던져라"… 백악관 경호원 '死線 넘는 훈련'

입력 : 2009-07-27 10:17:59 수정 : 2009-07-27 1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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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매거진 특집기사 ‘인간 방패’ 눈길 “대통령을 살리기 위한 ‘인간 방패’(Meat Shield)가 되어야 한다.”

미 백악관 경호실 요원들은 ‘죽는 훈련’에 집중한다. 경호원들은 대통령 근접 경호 도중 총성이 들렸을 때, 생존 본능과는 반대로 대통령을 향해 몸을 던지는 훈련을 ‘근육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실시한다. 경찰 출신의 한 경호요원 훈련생은 총소리를 듣고 경찰의 대응 방식에 따라 반사적으로 무릎을 꿇었다가 교관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또 다른 훈련생은 “빙판에서 미끌어진 임신한 아내가 뱃속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중에 팔을 내뻗는 바람에 팔이 부러졌다는 얘기를 듣고 ‘인간 방패’ 개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훈련 교관들은 또 ‘죽은 자의 10초’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치명상을 입더라도 10초 동안은 숨이 붙어있는 만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방아쇠를 당기라는 주문이다. 경호원들은 경찰과 달리 경고 사격 연습을 하지 않는다. 목표물의 심장을 겨냥하는 사격 훈련만 실시한다.

워싱턴포스트 매거진은 25일 백악관 경호실의 훈련 과정을 전하는 특집 기사에서 이 같은 경호 원칙들을 소개하면서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맞아 경호실의 긴장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1년에 3000건 정도인 대통령 살해 협박 사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대통령들의 집권 기간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경호실 측은 밝혔다. 경호 환경도 이전보다 한층 위험해졌다. 워싱턴DC 인근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요원 훈련센터(제임스 로우리 트레이닝 센터) 교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행사 때마다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의전이 포함돼 있느냐고 경호원들에게 질문할 정도로 친경호 환경이었으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의전에 없는 우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훈련생들에게도 “파격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라”고 요구한다.

오바마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호요원 훈련장에는 흑인 대통령을 경멸하고 유대인인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을 ‘그리스도의 적’으로 매도하는 백인 우월주의자가 새로운 공격 유형으로 설정됐다고 매거진은 보도했다. 훈련센터에는 공항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카페와 식당 같은 세트가 설치돼 있으며 이곳에서 대통령 전용헬기가 풀장에 추락하거나 암살자들이 갑자기 나타나 사린 가스를 살포하는 등 다양한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 훈련이 실시된다.

경호실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 경호를 보다 각별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매거진은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사적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실수하면 국가적 재앙이 초래될 것이다.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경호실 관계자의 다짐을 전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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