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였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통과하는 도심에서 대형 구조물이 무너질 수 있는가. 당연히 부실공사 여부를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하고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몇가지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장 기막힌 사실은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고현장 주변에는 아파트와 상가가 위치해 있고 많은 사람이 오가는 산책로까지 끼고 있다. 건설 중인 경전철 철골 구조물 밑으로는 차량도 지나다닌다. 사고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사전에 충분한 안전대책을 강구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공사 관계자와 관계 당국의 무신경한 자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주민은 대형 사고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여러 형태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시설 없이 철골 구조물이 공중으로 떠다녀 늘 불안했다”고 말하는 이가 적잖았다고 한다. 대형 사고가 예견됐음에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다 일이 터지고 만 셈인데 무책임한 일이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다.
이번 사고는 7월 초 발생한 경의선 크레인 붕괴사고를 연상케 한다. 한 달여 만에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 셈인데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이를 뿌리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인구가 밀집한 생활공간 주변에서 진행되는 대형공사가 한두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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