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유상무상무 놀이’로 아나운서 뺨치는 빠르고 정확한 발음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는 “매일 신문 한 면 이상을 소리 내서 읽는 게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
개그맨 김준호(35)는 요즘이 그야말로 데뷔 14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전성기다. KBS 2TV 개그콘서트 ‘씁쓸한 인생’의 ‘유상무상무 놀이’가 인기를 끌고 있고 ‘코미디 희희낙락’에서는 합성패러디쇼 ‘김준호쇼’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그를 화제의 중심에 세운 것은 ‘김준호쇼’다. ‘김준호쇼’는 김태희를 싸움꾼으로, 소녀시대를 사채업자로, 신구를 연애의 달인으로, 허재를 인형뽑기 대통령으로 둔갑시켰다. 과거 다른 토크쇼에 나온 스타의 인터뷰 화면에 김준호가 전혀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장면을 편집해 마치 한 방송처럼 만든 합성방송이기에 가능했다.
“과거 최양락 선배나 심현섭 등이 비슷한 시도를 했었는데, 최근 인터넷에 각종 사진을 짜깁기한 패러디가 유행하면서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하지만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들다보니 해당 배우 측의 항의나 내부 심의 문턱에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주에는 청룡영화제 시상식을 ‘방구 대상 시상식’으로 패러디해 제작했다가 방송불가 결정이 내려져 19일 방송에서 ‘김준호쇼’를 볼 수 없었다. 그 전에도 여배우들의 소속사에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다고 반대해 두 차례 방송이 나가지 못했다. 그가 향후 초대할 게스트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해외 유명 배우들을 염두에 두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나 해외 스타들이 우리 방송 갖고 문제 삼지는 않을 테니까요. 토크쇼 자료를 구하기도 힘든데 해당 배우들까지 민감하게 반응해 어려움이 많아요. 패러디를 패러디로 재밌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래서 앞으로 합성 버라이어티쇼로 형식을 바꿔볼 생각입니다.”
김준호는 그동안 ‘집으로’ ‘하류인생’ ‘언저리뉴스’ ‘같기도’ ‘바보삼대’ ‘악성바이러스’ 등 많은 코너를 해왔지만 주로 선후배를 ‘받쳐주는’ 개그였다. 웃음을 ‘빵’ 터뜨리는 주역을 위해 밑바탕을 깔아주는 역할을 도맡았던 것.
“데뷔 초창기에는 백재현한테 연기에서 밀리고 심현섭한테 개인기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죠. 그때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후배들이 저더러 ‘받쳐주는 척하면서 터뜨린다’고 하더군요.”
‘씁쓸한 인생’에서 그는 부하에게 늘 당하기만 하는 ‘종이호랑이’ 보스로 나온다. 코너 안에서 맞거나 망가지는 역할은 언제나 그의 몫이다. 막말과 독설로 튀려는 개그맨들 사이에 몸으로 웃기는 그의 개그는 한편으론 ‘원초적이다’, ‘3D 개그’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원초적이서 금기시되는 성, 욕설 등은 성인들이 늘 웃음의 소재로 삼는 가장 친근한 소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것들을 이리저리 피해서 웃음을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웃음에 대한 이율배반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영화나 드라마,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최대한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는데 개그 프로그램은 여전히 제약이 많아요. 성, 욕설 등 원초적인 소재에 대한 제한을 풀고 방송 시간대나 시청연령 제한으로 조정하면 될 텐데 말이죠. 그런 제한만 풀린다면 정말 웃길 자신 있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상향곡선을 그리며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낙천적으로 말하는 그이지만, 무대에 설 수 없었던 시기만큼은 견디기 힘들었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2학년 재학 중이던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입사한 그는 당시 SBS에서 개그 프로그램 비중이 줄어들자 군 입대를 결정했다. 제대 후에는 기획사와의 법적 문제에 걸려 선배 개그맨인 김대희와 둘이서 1년간 개그만 짰다. 그때 반지하 사무실에서 만들어져 훗날 빛을 본 게 분장 개그의 진수를 보여준 ‘타짱’이다.
KBS로 넘어온 그는 ‘개콘’ 초창기 멤버로 자리 잡았고 방송 500회를 넘겨 10주년이 되도록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달콤한 스파이’ ‘뉴하트’ 등 몇몇 드라마에 출연했던 그에게 연기 욕심이 있냐고 묻자 “연기를 배울 생각은 있지만 연기자로 전향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가 간간이 연기를 하고 ‘집으로’, ‘달콤한 인생’ 등 영화 제목을 코너 제목으로 곧잘 패러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10년 후에는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처럼 슬랩스틱과 철학, 복선이 혼재하는 진지한 코미디 영화를 만들겁니다. 그때까지 많이 갈고닦아야죠.”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사법시험 부활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2/128/20260312519850.jpg
)
![[기자가만난세상] 범죄보도 ‘탈북민’ 수식 필요했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2/128/20260312519673.jpg
)
![BTS는 공무원이 아니다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6/128/20260226520950.jpg
)
![광막한 우주서 펼쳐지는 서사 [유선아의 취미는 영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6/128/20260226520942.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