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탓에 한반도 여름철 강수 특성이 많이 변하자 장마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기상청은 1961년부터 해오던 장마예보를 올해부터 중단한다고 10일 밝혔다. 대신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형성됐을 때 주간예보나 일일예보 등 중·단기 예보와 함께 장마전선에 따른 강수 예보를 수시로 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매년 5월 하순쯤 여름철 예보를 통해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을 발표했다. 작년부터 장마 시작 시점만 예측했을 뿐 종료 시점을 예보하지 않았으며, 올해부터는 시작은 물론 종료 시점도 전망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들어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전이나 소멸하고 나서도 강한 비가 빈번하게 내리는 등 여름철 강수 특성이 변해 장마 시작과 종료를 예측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판단에서다.
1990년 이후 장마 기간의 강수량은 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장마 이전 및 이후의 강수량은 증가하고 있다. 장마 시작 전의 강수량을 보면 1990년 전에는 67.5㎜였지만 1990년 이후에는 82.8㎜로 23% 늘었다. 장마 기간 이후의 강수량 역시 1990년 이전에는 254.2㎜였으나 1990년 이후에는 333.7㎜로 31% 증가했다. 반면 1990년 이전의 장마 기간 강수량은 350.4㎜에서 1990년 이후에 353.5㎜로 1% 증가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시민들은 여름휴가 계획을 짤 때 요긴하게 활용했던 장마철 예보가 없어진 만큼 주간예보나 단기 날씨 전망을 참고해 휴가 시기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물러가고 나서도 많은 비가 내리는 만큼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학계 등의 지적과 자체 판단에 따라 장마 예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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