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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환경스페셜’은 무분별한 수렵으로 멧돼지 등이 죽어가고, 그로 인해 이들을 먹이로 하는 호랑이나 표범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KBS 제공 |
KBS ITV ‘환경스페셜’은 1일 오후 10시 ‘쫓기는 자의 겨울’ 편을 방영한다.
보통 호랑이 한 마리가 야생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큰 멧돼지 한 마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호랑이의 멧돼지 사냥 성공률은 5∼10%, 즉 10번 이상 멧돼지를 쫓아야만 겨우 한 마리를 잡을 수 있다. 호랑이 한 쌍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멧돼지는 연 100마리 이상이며, 사냥 성공률을 감안하면 1040마리 이상이 활동영역 내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수천 마리의 멧돼지가 유해조수 또는 수렵의 명목으로 해마다 죽어가고 있다.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전국 곳곳은 수렵장으로 변한다. 수렵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신청을 받아 환경부에서 허가하지만,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계속해서 수렵장 지정을 요청하고 있다. 또 1인당 멧돼지 3마리씩으로 제한된 포획량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개를 이용한 수렵으로 멧돼지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전라북도 무주군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렵지구를 지정하지 않았다. 잘 보전된 생태계가 자산이란 믿음 때문이다. 실제 공청회와 연구조사를 통해서 수렵이 개체 수 조절에 기여하지 못함을 알아냈고, 동물은 스스로 개체 수를 조절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또한 농작물 피해에 관해서는 전기울타리 지원 사업을 통해 농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있고, 해마다 그 피해도 줄고 있다.
제작진은 “곳곳에서 발견되는 흔적은 언젠가 호랑이나 표범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말해준다”며 “하지만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멧돼지, 노루 등이 이 땅에 충분히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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