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거될 줄기는 1993년 강풍에 부러진 뒤 꺾인 부위를 잘라내고 방부처리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지난해 정밀진단 결과 목질부가 썩어 몸통까지 번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수술에서는 그동안 폭설과 강풍에 부러졌거나 말라죽은 7∼8개의 가지를 정밀 조사해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빗물 등이 스며들지 않도록 방부처리한 뒤 인공수피를 씌우는 수술도 병행된다. 뿌리 생장을 막는 원인으로 지적되는 도로쪽 복토층도 제거된다.
이 복토층은 1974년 속리산 진입도로 확·포장 때 인근 도로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채워진 것으로, 뿌리와 근경부(뿌리와 줄기가 이어지는 부분) 부패의 원인으로 지적돼 7년 전 두께 50㎝가량이 제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시 전체 복토층이 제거되지 않아 아직도 10∼30㎝ 두께의 불필요한 흙이 덮여 있으며, 이 흙이 뿌리 생장과 호흡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보은군 정유훈(36) 학예연구사는 “잔뿌리가 지표면까지 올라오도록 뿌리 부분을 덮고 있는 복토층을 모조리 제거하고 소나무 방풍림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날씨가 풀리면 곧바로 공사에 나서는 한편 솔잎혹파리 등 병충해도 방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1455년∼1468년) 행차 시 어가 행렬이 무사히 통과토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이 나무(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4.7m)는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투병했으며 1993년 이후 4차례 강풍과 폭설 피해를 봐 4개의 큰 가지 중 3개를 잃었다.
보은=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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