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기업들의 부채 비율이 4년여 만에 100%를 넘어서는 등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고환율로 인한 원가 상승이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비용이 더 불어난 탓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9월 말 기준 부채 비율은 6월 말 95.4%보다 8.9%포인트 높은 104.3%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말 기준으로 2004년 2분기 10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23.4%로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부채 비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424.6%에 달했으나 이후 경영 개선으로 2004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0%를 밑돌았다.
매출액 증가율은 전 분기보다 3.8%포인트 높은 28.6%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자재가격 상승과 외화부채 평가손실로 인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7%포인트 떨어진 5.9%에 그쳤다. 이는 2003년 1분기 9.0% 이후 최저치다. 영업외 비용을 고려한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도 전 분기보다 3.9%포인트 급락한 2.8%에 머물렀다.
환율 상승에 따른 제조업과 비제조업 등 모든 기업들의 외환손실이 3분기 중 8조32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제조업체의 외환손실액은 4조3000억원에 달했고 제조업체의 파생상품 관련 손실액은 1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올 1∼9월 중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6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손익계산서 상에 영업이익을 내고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이 34.8%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23.1%를 크게 웃돈다.
대한상의는 “최근 경기 하강에 따른 수요 둔화로 재고가 늘거나 실제로 물건은 팔렸더라도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대금 회수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통화유통속도 역시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 GDP(국내총생산)를 광의통화(M2)로 나눈 통화유통속도는 올 2분기 0.720, 3분기 0.703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0.763과 0.75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대한상의는 실물 경제의 혈액 역할을 하는 돈이 흐를 수 있도록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 ▲우선주 매입 등 자본 확충 지원 ▲신보·기보 보증규모 확대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 활성화 등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홍진석·김기환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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